투자자 예탁금 '52조'…“증권사 실적 개선 기대감↑”

2023-04-18     전근홍 기자
ⓒKBS뉴스화면 캡처

지난 14일, 52조3,987억원…“예탁금 증가 뚜렷”

“빚투에 상승세 미지수”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투자자 예탁금이 52조원을 웃돌면서 투자심리 회복세에 따른 증권사 실적 향상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특정 테마종목을 중심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간접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2조3,9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일 50조8,339억원에서 시작해 같은 달 10일에는 43조6,928억원까지 감소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이후 상승 흐름을 타면서 3월 말부터 50조원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연초 5조2,000억원대에서 이달 11일 14조원대에 진입하면서 3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9조3,000억원 가량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ETF·ETN·ELW 제외)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1월 2~31일) 13조1,413억원 규모였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4월 3~14일) 27조3,47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직전 분기 대비 20% 내외로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올 1분기 5개 증권사 순이익이 총 8,3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사별 순이익 추정치는 미래에셋증권(1,748억원) ▲한국금융지주(1,940억원) ▲NH투자증권(1,370억원) ▲삼성증권(1,423억원) ▲키움증권(1,824억원) 등이다.

◆ 증권사, 실적 ‘턴어라운드’…“불투명”

금리 고점론이 고개를 들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최근 늘어난 증시 거래대금이 이차전지 등 특정 테마 종목에 집중된 점에 비춰보면, 증권사 실적 개선세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마 종목들은 이슈가 사라지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결국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시 환경이 개선되며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지만, 이를 실적 턴어라운드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실적 호조의 대부분이 변동성이 큰 트레이딩 손익에서 창출되며 현 수준의 거래대금 또한 이차전지, AI 등 특정 테마 강세에 기반한 만큼 지속성이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용거래융자(주식매수자금 대여) 잔액을 보면 14일 기준 19조7,425억원으로 올해 들어 20% 이상 급증했다”며 “반대매매는 이달 초(133억원)보다 27% 가량 증가했고, 연초 대비로는 77% 급증했는데, 이런 흐름대로면 증시 흐름 자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결국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실행할 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처분하기에 (반대매매가 늘면) 증시의 수급에 부담을 줘 지수의 반등 탄력을 저하시키게 되고 결국 악순환에 진입하는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악화와 위탁매매 감소, 증권사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