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산업] "조선업 생산인력 1만4,000명 부족"…정부, 외국인 충원절차 개선
- 산업부, 거제에서 인력 현안 간담회 갖고 인력난 해결방안 논의
- 외국인력 도입기간 단축…외국인력 도입 허용비율 한시적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열 기자] 정부가 조선업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 도입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고 국내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조선업 인력 현안간담회'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을 비롯해 경상남도, 거제시 등 지자체 관계자,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삼강 M&T, 대우‧삼성 사내협력사, 사외협력사, 조선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개선된 수주실적에 따른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면서 생산인력 등 인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작업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인해 인력공급이 부족해 인력수급 불균형 상황에 놓여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부족한 조선업 생산인력은 약 1만4,000명에 달한다.
이번 간담회는 생산현장에서 업계의 현장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현재의 인력부족 문제를 진단하고 민관이 함께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우리 조선업계가 장기간의 침체를 벗어나 최근 2년간 대규모 수주를 통해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고, 실제로 도크를 가득 채울 만큼 건조물량이 충분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2016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불황으로 다수의 인력이 유출되고 생산해야 할 물량은 증가해 차질 없는 생산을 위해서는 생산인력이 신속하게 투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장영진 차관은 “우리 조선업의 경쟁력은 앞선 기술력과 선박을 차질 없이 건조할 수 있다는 신뢰에서 나온다”면서 “현재 국내 조선산업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바로 차질 없는 생산을 위한 인력난 해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차관은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애로 해소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외국인력뿐만 아니라 국내 신규인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 소요기간 4개월→1개월로
현재 한국의 조선업은 2022년 전 세계 발주량의 37%에 달하는 1,559만CGT를 수주하고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호황세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를 처리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외국인력 민간 직도입이 시행됐으나 올해 1월4일 현재 현지 기량검증(3,673명), 조선협회 예비추천(1,941명), 산업부 고용추천(1,621명)을 거쳐 비자발급까지 이뤄진 인원은 412명에 불과해, 보다 신속한 처리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 6일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애로 해소방안’을 발표하고 생산현장에 적극적으로 외국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기존 4개월이 소요되는 국내 절차를 1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산업부는 먼저 도입업체의 예비추천 신청부터 산업부의 고용추천까지 처리 기간을 현재 10일에서 5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법무부도 20명 규모의 조선업 비자 특별심사지원인력을 부산, 울산, 창원, 거제, 목포 등 5개 지역에 파견해 비자발급 소요기간을 현 5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한다.
또 기업별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을 2년간 한시적으로 현 20%에서 30%로 높이고, 숙련기능인력(E-7-4)에 대한 연간 쿼터를 현 2,000명에서 5,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조선분야에 400명의 별도 쿼터를 신설한다.
아울러 조선 분야와 관련 있는 국내 이공계 학과를 졸업한 유학생이 일반기능인력(E-7-3)비자를 발급받을 때 실무능력 검증을 면제할 계획이다. 현재 유학생이 E-7-3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실무능력 검증을 거쳐야 한다.
국내 신규인력 공급을 촉진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우선 구직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생산교육과 채용지원금을 제공하는 인력양성사업을 실시해 현장에 필요한 생산인력을 적기에 공급한다. 이를 위해 국비 80억원을 투입하고 지방비를 매칭해 6개월간 월 60만원씩의 채용지원금을 지원한다.
또 조선협회와 함께 지역별 채용설명회, 마이스터고·지역대학 산업특강 등 유치 홍보활동을 추진해 조선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AI‧로봇 등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디지털화도 적극 지원한다. 올해 배관 등 설계 디지털 전환에 25억원, 소조립 생산 지능화에 3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부는 조선업 밀집 지역에 ‘조선업 현장애로 데스크’를 설치하고 인력 등 현장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한다.
장영진 차관은 “근본적인 인력난 해결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작업환경과 임금구조 등을 개선해 조선소가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발맞춰 업계도 자발적으로 임금구조 개편, 생산 스마트화 등 산업 체질 개선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