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성공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없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성공하고 난 뒤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성공으로 가는 길은 너무 험난하고 고통스러워 중도에 포기하기 때문이다. 실패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성공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많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록하는 습관과 공부하는 습관이다. 공부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는 것을 즐기는 지독한 메모광이다.
 
적는 사람이 성공하고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대다. 이순신 장군도 적자생존의 성공사례다. 생사가 오락가락하고, 총알과 화살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기록을 남겨 역사 속에서 살아남았다.
 
국보 제76호인 ‘난중일기’는 불멸의 전쟁기록이자 적자생존의 훌륭한 사례다. 그때는 지금처럼 필기구가 발달한 것도 아니었다. 먹을 갈아 붓으로 기록해야 했으므로 지금보다 수십배는 불편했을 것이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기록에 없어 소멸된 다른 사람들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적었기 때문에 소설로, TV드라마로 화려하게 부활해 우리들에게도 교훈과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도 지독한 메모광이었다. 대기업의 창업주를 들먹일 것도 없다. 우리 주위의 작은 부자들도 거의 대부분 철저하게 가계부를 기록하고 무엇인가를 메모했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부자들도 처음부터 부자가 아니었으며, 대단한 것을 기록한 것도 아니었다. 생활의 지혜와 돈이 될 만한 정보를 기록하다 보니 그것이 점점 가치 있는 것으로 변해 부자가 됐고, 그들의 기록은 ‘부자일지’로 승화됐다. 정보의 탐색과 축적이 부자를 만든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배움을 즐겨라
 
배움에는 노소가 없다. 군자나 부자들은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했기 때문에 부자가 됐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배우는 것을 즐겨 세계적인 부자의 반열에 오른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과 필립 나이트회장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일컬어지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비결로 가난과 허약한 몸과 못 배운 것을 손꼽았다. 그는 “집이 가난해 어린 나이에 점원이 됐고, 그 덕에 어렸을 때부터 상인의 몸가짐을 익혔다. 그래서 세상의 쓴 맛을 일찍 맛볼 수 있었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해 남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고, 학력이 모자라 항상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다”며 성공의 비결을 소개했다. 마쓰시타는 22세의 젊은 나이에 마쓰시타전기를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내셔널‧파나소닉‧JVC등의 상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사히 신문’은 2000년초 ‘과거 1천년 간 가장 위대한 경영인’으로 마쓰시타를 선정하기도 했다.
 
• 나이키의 필립 나이트 회장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캠퍼스를 누빈다. 나이트 회장은 소설 창작에 대한 열정으로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지난 2004년 모교인 스탠퍼드대학에서 소설과 영어 관련 수업을 청강했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나이트 회장의 꿈에 스탠퍼드대학 영문학 교수 조비어스 울프가 불을 지핀 것이다. “기초부터 시작하라”는 울프 교수의 조언에 따라 나이트 회장은 초급단계 수업부터 시작했다.
 
몇 년 전 초겨울,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모임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1인 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초대강사를 모시고 강연을 듣거나, 본인들이 알고 있는 전문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보통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달아오른 배움의 열기는 초겨울의 한기를 녹이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날 아침 회사로 출근하면서 배움의 세계는 끝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훌륭한 경영자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배움과 정보공유로 날마다 조금씩 성장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수개월 뒤 신문 정보를 수집하는 레이더망에 그날 만난 중소기업사장의 기사가 포착됐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뽑은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지식의 축적과 정보공유로 이룬 성과가 분명하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배우는 것을 즐겨라. 배운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자들은 모두 배우는 것을 즐겼다. 부자들은 배우는 것을 삶의 동력으로 삼았다. 
 
공부하는 습관이 시나브로 부자를 만든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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