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전력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국전력

[SRT(에스알 타임스) 이두열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8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한국가스공사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낸 정 사장은 ‘과감하게’ 탄소중립을 선도를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사 혁신과 사업 구조개편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 시행 유보에 따른 한전 적자난 가중, 내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정상 개교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 지속가능 기업 이끄는 ‘전력혁신본부’ 신설·인사 혁신

정 사장은 취임 한달반만인 지난 7월 15일 전력공급체계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고 전력산업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전력혁신본부장의 경우 한전 역사상 50대 초반의 최연소 본부장을 임명했고, 지속성장전략처장은 40대 처장을 선임하는 등 인사혁신에도 나섰다.

신설된 전력혁신본부는 탄소 감축 기술개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계통운영전략 수립 등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비전을 토대로 한 한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업무를 담당한다. 전력혁신본부 산하에 탄소중립전략처와 지속성장전략처를 뒀다.

탄소중립전략처는 신재생 및 분산전원 확대에 대비한 전력망의 선제적 건설 및 운영체계 혁신과 탄소 감축을 위한 미래기술의 경쟁력 확보 등 전력을 포함한 전환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지속성장전략처는 환경성, 경제성, 안전성 등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전기소비자의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전력공급 방식과 고객서비스 등 각종 제도와 절차를 혁신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료비 연동제 유보…한전 올해 영업적자 2008년 이후 '최악'

정 사장은 지난 1월 1일 정부가 시행한 연료비 연동제를 놓고도 전기요금을 올리도록 정부를 설득하지 못해 한전이 올해 상반기 1,9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력 생산 원가에 영향이 큰 연료비의 등락에 따라 전기요금을 산정하는 제도다. 정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국제 연료비 상승으로 2분기 전기요금을 올려야 했으나, 코로나·물가 상승 등을 감안한 정부의 제도 유보로 인해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못했다.

3분기에도 전기요금이 유보된다면 한전의 자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해 4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조8000억원 적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해외 LNG 복합발전 수주 암초 만나…켄텍 정상개교도 '숙제'

정 사장은 글로벌 탈(脫) 석탄 흐름에 발맞춰 해외시장에서 석탄화력발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 확대에 공들였다. 하지만 암초를 만났다.

도미니카공화국 LNG 복합발전 건설·운영 프로젝트의 경우 한전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전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8월 경쟁자로 나왔다. 가스공사는 국내외 LNG 인프라 건설·운영 경험, LNG 조달 기술력을 갖춘 만큼 한전이 수주를 따낼 지는 미지수다.

또 내년 3월 켄텍의 정상 개교도 정 사장의 과제다. 켄텍의 개교·운영에 드는 비용은 설립 착수부터 편제가 완성되는 오는 2025년까지의 기준으로 8,289억원 규모다. 

한전 관계자는 "켄텍 학부 캠퍼스이자, 총장실·강의실·행정동이 포함된 개교 핵심시설 캠퍼스는 나주시로부터 내년 2월에 사용 승인을 받아 개교할 예정"이라며 "한전에너지신기술연구소 부지 일부를 켄텍 대학원생들의 연구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임기 내 학교를 정상운영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에너지전문대로 육성해야할 의무를 떠안았다. 켄텍을 운영하는 한전의 사장인 정 사장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같은 당면과제들을 정 사장이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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