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증권사 별, 0.15~0.25%포인트 인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증권사들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상품의 금리 인상에 나서자 이른바 ‘맞불’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이익이 줄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고객이탈 방지가 우선이란 판단이 앞선 것인데, 대규모 머니무브(자금이동)를 일으켰던 주식시장 활황세나 공모주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점도 증권사의 CMA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CMA 개인 고객 계좌수는 약 2958만좌로 작년 말(2066만좌) 대비 약 900만좌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CMA 계좌 증가량은 400만좌였는데, 올해 약 9개월 만에 작년 한해 증가분의 두 배를 달성했다.
CMA는 단기 여윳돈을 넣어두고 주식이나 펀드를 굴릴 수 있는 계좌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혜택과 마케팅을 통해 고객 자금을 일단 CMA에 유치시킨 뒤 이를 주식 계좌나 펀드 등 투자처로 유입시키킨다. 은행 예금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었으나 최근 저금리 기조에선 사실상 이 장점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환매조건부 채권(RP) CMA 금리는 1%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주식 투자 열풍과 공모주 청약 열풍이 CMA의 폭발적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청약 주관 증권사에서 CMA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뭉칫돈을 넣은 것이다. 상반기에는 여러 증권사 계좌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했기 때문에 신규 계좌 개설이 특히 많았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일을 앞두고 약 일주일간 계좌 수는 2279만좌에서 2352만좌로 73만좌가 늘었으며, 역대급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SKIET 청약일을 한주 앞두고는 170만좌가 개설됐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으로의 자금이동을 우려한 증권사들이 CMA의 금리를 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머니마켓랩(MMW)형 CMA 수익률을 연 0.59%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0.84%로 올렸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은 CMA RP형 금리를 각각 연 0.25%→0.45%, 0.40%→0.65%로 0.2~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외에 증권사 CMA금리 인상폭도 0.15~0.25%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개인 CMA 환매조건부채권(RP) 세전금리를 기존 연 0.20%에서 0.15%포인트 올린 0.35%로 이자지급율을 조정했다. CMA RP 네이버통장은 1,000만원 초과할 경우 기존 0.35%에서 0.20%포인트 상승한 0.55%로 인상했다. 단, 1,000만원 이하 네이버통장 금리는 1%를 유지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이 충분하고 증시가 횡보장을 연출하고 있는데다 공모주 청약 열기도 그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동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의 CMA는 몇 달씩 거치 기간을 채워야 이자를 주는 은행의 예·적금과 달리 하루를 맡기더라고 이자를 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설명하면서 고객 유인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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