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우리금융저축은행(대표 신명혁)이 자사 사칭을 통한 대출 영업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아주저축은행에서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에 인수된 뒤 갖게 된 이름값(name value) 때문에 관련 업자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듯하다는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의 입장이 우스운 소리처럼 들린다. 이 관계자는 “사칭을 당한 피해자인데, 기사 내용에 마치 우리가 잘못한 것 같은 뉘앙스가 담겨 있다”는 어설픈 하소연도 늘어놨다.

기자는 최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사칭하는 대출 모집 전화를 두 차례 가량 받았다. 첫 번째 전화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제이에스솔루션’이라는 대부중개업체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사칭하면서 위촉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행세를 했다. 두 번째 전화는 원 소속 자체가 불명확했다. 이들은 우리금융저축은행이 대출모집을 위해 업무를 위탁(委託)했다면서 교묘하게 자신들의 소속관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태를 보였다.

한정된 지역에만 지점을 낼 수 있는 저축은행, 광고를 내기엔 규모가 작은 캐피탈, 대부업체 등은 태생적으로 취약한 영업기반을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랜서 성격의 대출모집인이나 대출모집법인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출모집인은 대출상담사, 대출중개업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금융권에 불어온 비대면 영업으로 모바일이나 PC상에서 고객이 직접 대출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지만 모집인을 통한 영업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1금융권(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취재로 알게 된 사실은 1차로 특정 조직이 소위 가망(可望) 고객 발굴을 위해 대출의사를 확인한 뒤 또 다른 영업책이 신용정보(주민등록번호, 이름, 채무상태 등) 체크 전화를 하고 이어서 실질적으로 금융사와 관계있는 대출모집인이 대출실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백한 ‘다단계 영업’이다.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됐고, 대출중개수수료(대부업체 중개) 상한이 1%포인트 내려간 3%에 맞춰지면서, 금융사와 계약을 맺지 않은 다양한 업자들이 불법 대출 영업에 뛰어드는 등 시장이 혼탁해졌다는 평가다.

이러한데도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사칭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사안을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제가 없을까. 단계를 거치는 영업 과정에서 자신들의 소속을 우리금융저축은행이라고 강조한 것은, 전속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과 모종의 뒷거래가 있다는 암시다. 대출이 실행된 뒤 받게 되는 모집인 수수료(대출액에 최대 4%)를 나눠 가지면서 허용되지 않은 자신들만의 영업조직을 형성했을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 사칭 영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떠나 고객 신뢰추락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대출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이라고 소속을 밝힌 업자들에게 신용정보를 알려줬지만 정작 대출을 받지 못하고 정보만 노출했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경우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대해. 단순히 사칭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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