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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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횡보에도 대출 받아 투자”

- “주가하락 땐 깡통계좌 위험”

- NH투자·미래에셋·DB금융투자·대신증권, 신용공여 중단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역대 최대치인 24조원을 돌파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돈을 빌려줄 수 있지만, 급증한 빚투 수요에 돈을 빌려줄 여력(여신 한도)이 한계치에 도달하면서 잇달아 대출(신용공여)을 중단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최근 3,200선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은 탓인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 여지까지 있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달 들어서 24조원을 돌파한 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전 거래일보다 1,011억원 증가한 24조7,713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1일 사상 첫 24조원대에 진입한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9일 24조6,142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637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시장별로도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전 거래일보다 463억원 줄어든 13조5,255억원,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는 173억원 증가한 11조0,592억원을 기록했다.

현 시점에서 수치를 분석하면 거래일별 등락폭이 일정한 수준이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1월 이후 본격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증시의 상승 기대감이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6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305.01을 기록한 뒤 고점에서 박스권을 맴돌자 향후 상승 가능성에 베팅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로 하락장 연출 시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 등으로 인한 손실과 주가하락,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공여 중단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6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 서비스와 증권담보융자를 일시적으로 막았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22일부터 신용융자를 비롯해 증권담보융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소형사 중에선 DB금융투자가 이달 15일부터 신규 신용공여 및 대주·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이고 대신증권은 5일 신용거래 융자 및 대주 신규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가 19일부터 재개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 속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지면 ‘빚투’족은 자연스레 손실을 볼 것이고 그 여파는 증권사에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황을 살펴보면) 급격히 오른 부담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등 각종 대외 변수로 인해 횡보장이 지속될 것인데,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주가가 급격히 내려갈 때 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강제로 주식을 팔아 대출 회수에 나설 것이고, 결국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도 득이 되지 않기에 신용공여 중단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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