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 부장/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오승건의 소비자세상] 100세 시대, 부의 가속도를 높여라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78.5세로 전 세계 194개국 중 26위를 차지한다. 남녀별 평균수명은 남성 75세, 여성 82세다. 남성보다 여성의 수명이 평균 7년 정도 길다. 평균수명은 1975년 63.8세, 2003년 75.5세, 2004년 77세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학자의 전망에 의하면 앞으로 60년 후에는 평균수명이 120세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평균수명 120세는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거나 가난하면 수명연장은 재앙과 공포로 바뀌기도 한다. ‘삶의 질 향상’은 건강하게 오래 살 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돈 없이 장수하면, 그것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30세부터 55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25년은 놀고먹는다. 25년 일하고 25년 놀려면 저축액이 상당해야 한다. 돈 벌면서 쓰는 세월이나 놀면서 쓰는 세월이 같기 때문에 더 많이 저축해야 소비수준은 겨우 같아진다. 행여 100세까지 살기라도 하면 필요자금은 더욱 커진다.

100세 시대에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부의 가속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 비만을 예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경제습관도 병행해야 한다. 소득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고, 계획적인 투자로 노후준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부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가난해지고, 지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돈이 모여 부자가 된다. 젊을 때 돈을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버는 것도 버는 것이지만 일하느라 돈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춘은 세월이라는 무소불위의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재산이 줄어드는 만큼 우리는 무엇을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남루해질 수밖에 없다. 젊어서 노후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유비무환이다.

재테크와 자전거타기의 공통점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똑바로 가지도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다. 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계속 넘어지다 보면 다치지 않는 요령도 터득한다.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면 자전거를 빨리 타지 못한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전거는 혼자 넘어지고 다치면서 배울 수도 있지만, 누가 옆에서 가르쳐주고 도와주면 시행착오를 적게 겪으면서 배울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잡아주면 안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자신감을 가지고 혼자서도 잘 탄다.

재테크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 노력하면 금방 배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일단 배우면 재미를 느끼는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처음 배울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원리를 알면 보다 쉽고, 실제로 직접 뛰어들어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오르막길로 올라갈 때는 힘들지만, 내리막길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이 붙어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자전거 타는 요령을 익히면 비포장도로나 꼬불꼬불한 논둑길도 안전하게 다닌다. 손을 놓고 타기도 하고, 머리에 쟁반을 이고 타기도 한다. 남들 눈에는 위험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 재테크도 이력을 쌓고 다양하게 경험하면 다른 사람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도 즐기는 단계에 이른다. 처음에는 은행에 적금 붓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금액이 늘어나면 적립식펀드나 해외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방면으로 투자의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재테크는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사람에 따라, 돈의 액수에 따라 위험의 정도는 달라진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위험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물가상승률과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호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도 위험하지 않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주식이 가장 좋은 재테크방법이라고 믿는다. 투자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아하고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은 없다. 발품을 팔고 고위험을 이겨내야 고수익이 보장된다. 금융근육이 튼실해지고 자산이 늘어나면 새로운 투자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을 위험자산에 투자해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용기가 재테크 영행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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