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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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본인 신용 정보 관리업)가 금융권에서 화두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데이터’ 활용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는 것을 말한다. 금융사 입장에선 소비자로부터 동의를 받아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분석해 개인을 비롯한 고객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은행‧보험‧카드업을 하지 않는 금융사도 고객의 계좌·카드 결제 내역 등을 확보하면서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마이데이터(본인 신용 정보 관리업) 서비스가 본격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은행권이 연합전선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빅테크(네이버·카카오), 유통사 등 비금융권과 활발히 손잡고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함께 하면서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성패가 데이터의 질과 양에 달려있다 보니 다양한 업권에서 구축된 데이터를 수집해야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면서 KT와 협업체계를 갖췄다. 금융, 통신 데이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간편한 본인인증을 위해 공동인증체계를 도입하는 일도 추진 중이다.

또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금융과 IT(정보기술)를 융합한 디지털 신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고, 네이버는 우리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는 식이다. 대학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등록금 수납 서비스와 네이버 전자문서를 연계해 간편 수납·결제·송금 등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마련한다. 소비 주축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했다.

신한은행은 카카오 계열 통신 플랫폼 기업 스테이지파이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구독경제 서비스를 발굴해 데이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SK플래닛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데이터 결합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보유 기술 교류 ▲‘시럽월렛’ 내 하나은행 전용 상품관 운영 ▲마이데이터 활용을 통한 종량제 광고사업 검토 등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 금융과 유통업의 만남…“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금융과 무관한 유통사와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과 유통데이터를 결합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공동프로모션도 진행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이 11번가와 마이데이터 사업추진 협업에 나서고, 신한카드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과 이른바 데이터 ‘댐’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 BNK부산은행은 CJ CGV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뱅킹 앱을 깔지 않아도 CGV 채널에서 부산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서비스, CGV 혜택을 더한 적금상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CGV 콘텐츠도 활용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데이터 확보를 통한 자체 플랫폼 구축이 가장 큰 이유다. 빅테크(네이버,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로 무한 경쟁에 놓이면서 고객 데이터 확보를 통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에 무게를 두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쇼핑 사업에 강점을 둔 빅테크(네이버·카카오)는 가입자의 소비 데이터나 일상생활 패턴을 이용해 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은행권은 재산·소득 등 금융 관련 데이터는 확보하고 있지만 소비나 일상생활에 접목할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통신·교통·유통·의료 분야로 확대될 수 있는데, 현재 금융권과 비금융권에선 ‘마이데이터’ 물밑 협업이 활발하다”면서 “금융사 자체 자본과 인력, 기술력만으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데이터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더라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 혹은 확장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곳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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