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워크숍에서 연설하는 최성원 대표이사ⓒ광동제약
▲2019 워크숍에서 연설하는 최성원 대표이사ⓒ광동제약

- 2016년 연매출 1조원 초과 안정적인 실적 상승세 유지

- 자회사 KD인베스트먼트 제휴 투자 등 통해 R&D 방향성 모색

 

[SRT(에스알 타임스) 조인숙 기자] 국내 제약업계는 한때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과 사내문화로 유명했다. 하지만 경쟁구도가 업종과 국경을 뛰어넘고 유통 구조가 급변하는 환경이 되자 점차 유연하고 혁신적인 문화의 제약사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초과한 뒤 견고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광동제약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다양한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치열한 환경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13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광동제약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고 있는 최성원 부회장의 ‘실적 vs 과제’를 살펴본다.

■ 최성원 대표이사, 성장으로 경영능력 입증 vs 내실과 신제품 라인업 과제

최성원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엄중한 시기임을 강조하고 과감한 도전과 실천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라는 경영위기를 돌파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그간 최성원 부회장이 보여온 행보를 압축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969년 서울생인 최성원 부회장은 영동고등학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2년 광동제약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영업본부장과 전무, 부사장을 거쳤으며 2005년 사장에 올랐다.

1963년 광동제약을 창업한 뒤 굴지의 제약사로 성장시키고 지난 2013년 타계한 고 최수부 회장의 장남으로, 부친의 자리를 이어받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제약업을 기반으로 사업다각화에 주력해 다수의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갑작스럽게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과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면서 실적성장을 견인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처럼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한편, 직원들과의 소통 등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평을 받는다. 하지만 ‘1조클럽’이라는 외형과는 달리 영업이익 등 내실이 부족하고, 스테디셀러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렇다 할 자체 히트상품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최성원 대표이사는 부친인 최수부 회장이 타계한 뒤에도 오랫동안 집무실을 보존한 채 출근할 때마다 영정에 문안인사부터 하는 게 첫 일과였을 만큼 효심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 문화, 인사·업무환경 개선 호응 vs 정착까지 인내 필요

◇ 기업 문화는?

최성원 대표이사는 임직원간 소통을 중시하는 편이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 이를 위해 도입한 다양한 제도가 여러 경로로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기업문화 혁신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꾸준함과 인내심이 필요해 보인다.

△ 인사제도, 업무 프로세스 지속 개선

지난해에는 인사제도 고도화를 통해 젊고 빠른 조직으로 변신을 꾀했다. 직급체계를 7단계(사원~부장)에서 4단계(G1~G4)로 간소화했으며, 직급과 관계없이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고 상호 존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성과에 따른 연봉체계를 고도화하고 직책자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뛰어난 성과에 대한 ‘스페셜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우수인재를 조기발굴 육성하고, 임원 및 팀장 등 리더그룹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탤런트 세션(인재관리 프로그램)’도 신설해 운영 중이다.

보수적 분위기 탈피를 위해 워크 스마트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는 사내에 존재하는 비효율적 관행들을 제거하고 지시, 보고, 회의, 피드백, 협업 등 5가지 분야에서 업무표준을 정립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 실행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70% 이상의 직원들이 비효율적 관행개선과 새로운 업무표준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 직원이 주도하는 사내문화 조성 후원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의 제약이 발생하기 이전까지 사내 복합 문화공간인 '가산천년정원'을 활용한 사내 콘서트와 아트클래스, 각종 공모전 등을 연이어 제공했다. 특히 각 프로그램의 주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취합한 의견을 반영했으며 임직원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광동제약은 오는 2024년 과천 지식정보타운으로의 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다. 본사는 물론 흩어져있는 연구소와 지점 등을 통합할 계획인 신사옥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도 임직원 대상 다층 설문과 면담을 통해 '구성원이 희망하는'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 윤리의식 고취 수시 강조

다수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최성원 대표이사는 달라진 경영환경에 맞춰 임직원 윤리의식 고취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2013년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신년사와 창립기념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체 임직원의 윤리경영 내재화 필요성과 관련 시스템 마련을 강조하고 지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는 윤리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임직원 대상 윤리경영 홈페이지를 별도로 구축했으며 2018년부터는 익명제보 시스템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매주 윤리경영 뉴스레터를 통해 ‘거래처 선정 부당 지시 금지’, ‘공정하고 투명한 협력업체 선정 안내’ 등의 내용을 담아 전체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회사 로비에는 ‘부패방지지침’을 담은 배너를 상시 설치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경영성과, 의약부문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 vs 제약부문 비중 여전히 저조

△ 전체 매출 중 음료 비중 높아.. 제약 부문 소홀 지적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광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 2437억 원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의 제약부문과 음료부문, 그리고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부문을 합친 금액이다.

2015년 인수한 MRO사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의 매출을 제외한 개별기준 매출은 7,643억 원이다. 이 중 의약품이 2900억, 음료 등 식품이 4,700억 가량을 차지한다. 의약품 부문은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MRO 사업을 추가한 첫해 의약품 부문 비중은 17%대까지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는 23%까지 끌어 올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처음으로 3000억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의약품 부문이 성장하고 있지만 삼다수를 포함한 음료사업 비중은 여전히 높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제약 부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 의약부문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 중

광동제약은 몇 년 전부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9년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로 설립한 케이디인베스트먼트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시작한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접목된 차세대 성장산업 발굴과 바이오 벤처투자 등에 나서고 있다. 광동제약측은 케이디인베스트먼트 설립 당시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스핀오프 기업인 ‘옥스퍼드 캔서 바이오마커스(Oxford Cancer Biomarkers·OCB)’ 투자 파트너십과 다양한 신약 판권 확보 등도 병행 중이다.

올해 광동제약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220억 원에 대해서도 제약 바이오 부문 투자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 규모에 비춰볼 때 채무 상환 등 보다는 투자확대를 위한 자금확보 목적이라는 것이다.

 

■ 위기관리 능력, 시스템으로 적극 방어 vs 재판결과 따라 방향성 모색 필요

외형상 1조 규모에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백신, 건강음료, MRO 등 사업분야가 많은 탓인지 눈에 띄는 이슈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위기관리 능력만큼은 어느 기업의 시스템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슈 발생 시마다 적극적인 해명과 수사사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제기되었던 상당수 의혹을 해소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나 현재 진행중인 재판도 있어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방향성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NIP 백신입찰 담합 의혹.. 특정 도매업체 들러리 의혹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조달청이 국내 제약사들을 백신입찰담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된 소송에서 '입찰담합 의혹'을 받는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SK디스커버리,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 유한양행, 광동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7개 법인을 불구속 기소하며 본격화했다.

이 일로 광동제약은 조달청의 입찰참가자 자격정지 6개월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직권으로 집행정지 결정을 내림으로써 효력이 정지됐다. 이로써 이 회사는 향후 조달청이 진행하는 모든 국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한숨을 돌린 상태다. 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현재 진행중인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동제약은 “입찰참가 자격을 갖춘 제품이 하나뿐인 상황 자체가 담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 광고 리베이트 의혹 이강남 이사장 무혐의

이보다 앞선 2016년에는 특정 광고대행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리베이트 수수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관련 피의자로 광동제약 광고담당 직원이 거론됐고, 실제 광고담당 직원은 구속되기도 했다.

이 때 고 최수부 회장의 사위이자 가산의료재단 이강남 이사장 역시 검찰조사를 받았다. 당시 광동제약과 가산의료재단 이강남 이사장은 “수사기관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실제 수사결과 광동제약과 이강남 이사장은 광고리베이트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 향후 행보... ‘지금까지 혁신은 성공적 vs 낮은 지분율·제품비중 극복해야’

최성원 대표이사의 낮은 지분율은 광동제약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거론된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최성원 대표의 지분율은 6.59%로 미국 투자자문사 피델리티(FIDELITY PURITAN TRUST)의 지분율 10.49%보다도 낮다. 우호지분을 다 합쳐도 17.74%로 비슷한 성격의 다른 기업 오너 지분율 3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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