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두열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잦아들면서 광주광역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지난 18일 완화됐다. 하지만 최근 광주 시청의 부실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이행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9일 광주 시청 방역 담당 직원들이 광주 송정역에서 해외입국자들을 인솔하는 과정 중에 해외입국자와 일반 승객 동선이 겹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기자는 이날 광주 송정역 출입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마주친 이들을 인솔하고 있는 방역 담당 직원들에게"해외입국자들을 마주쳐도 문제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직원들은 아무 답변도 없이 뒤늦게 해외입국자와 일반 승객을 나누는 ‘경계선’만 설치했다.

코레일 광주 송정역 관계자는 “해외 입국자가 이용한 시설은 반드시 방역을 해야 한다고 시청 측에 계속 말하고 있다”며 “시청 측에서 방역 관리를 했어야 하는 부분이기에 (방역을) 잘 좀 하게끔 (직원들을) 교육시키라고 (시청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방역 관리를 강화해 방역 당국에서 정한 동선에 따라 자가 격리시설로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항, 기차역 등 교통시설을 지나서 자가 격리시설로 가는 해외입국자들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를 전용으로 이용하게 규정돼 있다.

지난 21일 광주 시청 관계자는 “방역 직원들이 해외입국자가 다니는 통로나 승강기 주변에 바리케이드, 현수막 등을 설치해 일반 승객들과 다른 동선으로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이번처럼 해외입국자와 일반 승객들이 같은 승강기를 이용한 사례는 없었으나 우연치 않게 (해외입국자 동선이) 잘못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방역 지침 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정을 무시하는 이같은 일이 거듭됐던 점은 실수라고 말하기 어렵다.

기자가 지난 23일 제보자 A씨로부터 들은 내용은 시청 관계자의 "규정 무시 사례가 없었다"는 말과 달랐다.

A씨는 “지난 6일 해외에서 입국해 광주 송정역으로 왔다”며 “당시 시청 방역 담당 직원의 소독, 방역 처리 없이 일반 승객들과 해외입국자가 순서대로 같은 엘리베이터를 번갈아 이용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해외입국자와 일반 승객들의 동선을 분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정부의 방역 지침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의심스러웠다”고 강조했다.

광주 시청은 시민을 기만하는 거짓말로 사건을 덮고 조용히 넘어가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코로나19 극복은 요원할 것이라 생각된다.

방역 당국은 규정을 어기는 경우는 없는지 좀더 철저한 단속과 지도에 나서야 할 것이며,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공무원들은 정부의 방역 지침을 반드시 준수해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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