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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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일부 네이버쇼핑 최저가 검색에서 기본적인 중량과 개수마저 다른 제품을 섞어놓고 가격을 비교하면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낚시성 가격' 논란, 소비자 기만 여지마저 남기고 있다. 

당초 제품 판매 정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가격 비교' 등 판매 정보를 제시하는 과정상 오류나 부실한 면이 드러난 것이어서 네이버의 적극적인 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31일 네이버쇼핑 '리고 땅콩 버터 크리미 1kg' 검색 결과 최저 4630원, 7130원으로 묶여 가격이 비교된 약 85개 판매처 제품은 462g, 510g과 1kg 제품, 1개와 2개, 6개와 12개 수량이 혼재된 상태다. 

카드 할인이나 배송비 차이는 포함시켜 거를 수 있도록 해놨지만 기본적으로 중량과 개수가 다른 제품을 비교하고 있어 문제 있는 비교라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 없어 보인다. 

네이버쇼핑에서 '리고 땅콩 버터 크리미 1kg'를 검색하면 4630원, 7130원 가격대 2개가 뜬다. 처음 최저가 4630원엔 46개 판매처가 묶여 있다. 최저가 7130원에는 39개 사이트 제품 가격이 비교돼 있다. 

확인해보면 4630원대 제품들은 1kg 최저가라고 했지만 462g 최저가라고 해야 맞는 상황이다. 4630원대 '1kg' 제품이라고 해놨지만 판매처 42개 제품이 462g이다. 아예 462g만 판매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510g 2개 제품도 이들 제품과 동일하게 비교돼 혼란, 불편을 빚고 있다. 쿠팡에서 판매 중인 5300원 510g 제품을 11번가 5250원 462g 제품, 옥션 5400원 462g 제품과 나란히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쇼핑은 '리고 땅콩 버터 크리미 1kg' 밑에 '정보 수정 요청' 버튼을 만들어놨다. 하지만 이 버튼을 누를 때까지 소비자는 최저가 사이트 취급 제품들이 1kg이 아닌 462g이라는 것을 적어도 3~4개 사이트를 들어갔다가 확인하고 나온 상태가 된다. 

ⓒ네이버쇼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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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땅콩 버터 크리미 1kg' 4630원대 링크를 누르면 빨간색 뚜껑의 510g 리고 땅콩 버터 사진(쿠팡)이 크게 걸린 최저가 비교 사이트가 뜬다. 사진 옆 판매처별 최저가 10개 사이트엔 중량이 따로 표기돼 있지 않다. 앞에 '1kg'만 크게 보일 뿐이다. 최저 4360원이라는 글자 옆 '최저가 사러가기'를 클릭하면 462g 제품을 4360원에 판매 중인 11번가 사이트로 넘어간다. 

애초 '1kg'을 사려고 검색해 들어왔는데 중량 '462g' 제품 판매 사이트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11번가 바로 밑에 최저가 판매처로 정리된 쓱닷컴(4380원)이나 이마트몰(4380원), G마켓(4480원), 옥션(4480원) 등을 클릭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모두 462g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오게 될 뿐이다. 

'1kg' 7130원대에 묶인 39개 사이트 상황은 혼란 소지가 더 크다. 7130원대에 묶인 사이트들은 1kg 최저가라고 했지만 510g 제품이 더 많아 다시 분류해 묶어야 한다. 

39개 사이트 제품 중 510g 제품이 10여개, 1kg은 8개 가량이다. 중량 2배 차이가 나는 제품 가격을 견줘놓은 것이다. 뒷 페이지로 가면 1kg 2개 묶음도 510g과 섞어 동일 가격대에 놨다. 소비자 보고 알아서 개당 가격을 따져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물론 '최저가 사러가기' 페이지에서 하단으로 스크롤해 내리면 세부 중량을 표기해놓은 판매처 리스트가 다시 뜬다. 하지만 중량이 표기 안 된 경우도 있어 이 역시 각 사이트에 들어가 중량을 확인해봐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검색했던 중량 1kg이 아닌 462g 이외 중량 제품 사이트만 여러번 접속하게 되는 데다 동일 가격이라도 개수까지 달라 개당 가격으로 다시 환산, 비교해야 한다면 네이버쇼핑 가격 비교 시스템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정도가 되면 가격 비교 정보를 수정 요청하는 수준이 아니라 가격 비교를 수정하고 재분류해야 하는 것이다. 

제품 판매 정보는 개별 오픈마켓 등 판매자들이 네이버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리고 땅콩 버터 크리미' 462g이나 510g, 1kg, 개수에 따른 가격 등 각 판매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정보와 다르지 않아 판매 정보 자체 문제는 없다. 문제는 네이버 쇼핑 '가격 비교' 과정 상 드러나는 정보 오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네이버는 '플랫폼의 플랫폼'격이어서 제품 정보도 각 사이트로부터 받을 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 정보 등을 관리하는 데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정보 수정 요청 장치 등을 둔 것도 '수정 요청 기회를 줬고 오류는 사려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수정 요청하면 된다'는 식이어서 일면 부실한 가격 비교 시스템 방치로도 비쳐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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