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지배구조도 ⓒ한화
▲한화그룹 지배구조도 ⓒ한화

- 올해 지주사 전환 과세이연 혜택 끝나

- 공정거래법 상 일반 지주는 금융회사 소유 불가

- (주)한화, 한화생명 지분 18% 소유…전체 금융 매출 비중도 절반

- 질산 사업 투자 등 사업형 지주로 역할 강화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의 3남이 레저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승계와 관련해 지배구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에서 (주)한화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법적 지주회사는 아니다. 더욱이 정부가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장려를 위해 마련한 과세이연 혜택이 올해 끝이 나지만 한화는 아직 지주회사로의 전환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는 일반 지주사의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한 현행법 상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금융 부문을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과세이연 혜택이 올해로 끝이 난다.

과세이연은 정부가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을 장려하면서 제공한 인센티브다. 지주회사 개편 시 대주주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 주식을 받을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지주회사 전환 완료 시까지 미룰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승계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주식 상속·증여보다 지주회사 전환을 이용해 왔다. 정부가 지난 1999년 과세이연 혜택을 도입한 이후 173개의 지주회사가 신설됐고 LG, SK, GS 등 주요 기업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10대 그룹 중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4곳이다. 이중 동일인이 없는 포스코를 제외하면 주요 그룹 중 삼성, 현대차, 한화 3곳이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셈이다.

한화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주)한화 아래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들어서 있다. 표면상으로만 보면 한화 그룹은 (주)한화가 지주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별도기준 자산총계 5,000억원, 총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율이 50%를 초과해야 한다.

한화는 1분기말 기준 자산총계는 8조원, 자회사 지분가액은 3조8,609억원으로 지주비율은 46.4% 수준이다.

하지만 지주비율은 회사에서 투자 비율 관리를 통해 조절할 수 있어, 한화가 지주사 전환을 하지 못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다. 그것 보다는 그룹 내 금융 비중이 크다는 점이 지주사 전환을 막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사가 금융회사 지분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내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지난해 총 매출 56조6,480억원 중 금융 부문 매출이 27조9,980억원으로 50% 비중에 달한다.

(주)한화는 그룹내 금융지주사 격인 한화생명을 18.1% 소유하고 있어,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것은 금융 부문을 포기해야한다는 뜻이 된다. 때문에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허용 등이 아니라면, 한화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융 비중이 작은 롯데그룹의 경우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롯데손해보험·롯데카드 등을 매각한 바 있다.

◆ (주)한화, '사업형 지주'로 위상 강화

(주)한화는 오히려 '사업형 지주사'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순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LG나, 투자를 확대하는 (주)SK와는 달리 (주)한화는 일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사업영역은 방산, 글로벌, 기계 등으로 최근에는 대규모 질산 사업 투자도 발표했다.

이달 중순 (주)한화 글로벌 부문은 2023년까지 총 1,9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질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질산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세정용 소재로 쓰인다. 공장이 완공되면 질산 생산량은 40만톤이 증설돼 총 52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한화의 실적도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한화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12조8,382억원, 영업이익 8,485억원, 당기순이익 8,199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5,521억원), 344%(6,352억원) 증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주가상승 등 금융부문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부진했던 사업부들이 정상화되며 2분기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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