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모습. ⓒSR타임스
▲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모습. ⓒSR타임스

- 1분기 농심 연결 기준 영업익 55.5% ↓...삼양식품 46.2%, 오뚜기 12.3% ↓

[SRT(에스알 타임스) 전수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호실적을 누린 라면업계가 올해 1분기에는 반 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라면 수요 안정화 및 밀, 팜유 등 원재료 값 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농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344억원, 영업이익은 2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7.7%, 55.5% 감소했다. 이중 라면 등 면류 매출은 3,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5.4% 감소했다. 6.6% 감소한 스낵(853억원) 대비 감소 폭이 컸다. 농심 매출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등을 생산하는 삼양식품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5% 감소한 1,400억원, 영업이익은 46.2% 줄어든 144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매출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오뚜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4.0% 성장한 6,713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12.3% 떨어진 50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라면업계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지난해 매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라면업계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농심은 영업이익(63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01.6% 상승했으며, 삼양식품은 74.5% 상승한 267억원, 오뚜기는 8.1% 증가한 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배달음식을 비롯해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제품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는 등 외식 대체품이 늘어났고, 전염병 초기처럼 라면을 사재기하거나 가정 내 대량으로 비축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라면에 들어가는 ‘팜유’와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한몫했다. 농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소맥 선물가격은 t당 238달러(약 27만원)로 202달러였던 지난해보다 18%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팜유 현물가격도 t당 980달러로 627달러였던 지난해보다 56%나 급등했다. 

원재료비, 물류비 증가 등으로 생산 단가가 높아져도 상승분을 그대로 소비자가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가격 인상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 이들 라면업계 빅3는 현재까지 기존 가격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 하락으로 인한 라면값 인상이 불가피해 서로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선방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 한 해 동안 이 실적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식품업계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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