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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 무해지 판매 위축 영향”

- 보장성 보험, ‘신계약 APE’ 최대 30%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이 300% 이상 증가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새롭게 받아들인 신계약 가운데 보장성보험은 소폭 줄고 저축성보험이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영업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판매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설계사를 통해 전반적인 설명이 필요한 생보사 상품의 특성에 따른 현상이다.

특히 고객 유인효과가 컸던 무해지 보험의 판매 위축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판매가 줄면서 저축성 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은행보험판매) 영업 채널에서 판매에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무해지 보험은 표준형 보험과 동일한 보장을 제공하면서 보험료는 15~30%로 저렴하지만 중도해약 땐 한 푼도 받을 수 없거나 적게 돌려받는 상품을 말한다.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환급률만 강조해 가입을 유인하고, 보장성 보험인 무(저)해지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둔갑시키는 등 불완전 판매로 인해 금융당국은 상품 구조를 개정토록 규제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생명보험사 신계약 금액은 53조6,770억원으로 전년 동월 54조9,200억원 대비 2.26% 감소했다. 이 중 보장성보험은 46조5,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1% 줄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무려 39.04% 증가한 7조1,190억원 기록했다.

이러한 영업 패턴은 올해 1분기(1월~3월) 생보사별 실적에도 반영돼 보장성 보험의 신계약 위축이 두드러졌다.

주요 생보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6,7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보장성 APE는 5,180억원에서 4,380억원으로 15.6% 쪼그라들었다. 구체적으로 건강·상해보험 비중이 15.5% 증가했고 종신보험 비중이 34.8% 줄었다.

신계약 APE는 신계약 체결 시 수취한 보험료를 1년 단위의 연납형태로 바꾼 개념으로, 영업 실적을 살펴볼 때 사용하는 지표다.

한화생명의 신계약 APE는 3,590억원으로 35.9%나 줄었다. 보장성 APE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160억원에서 올해 2,230억원으로 29.4% 급감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보장성 APE는 815억원으로 소폭(0.6%) 감소했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34.6%, 26.5%의 감소폭을 보였다.

보장성 상품의 신계약 APE가 감소한 배경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불규칙적인 재확산 양상을 보이면서 대면판매가 축소됐고, 불완전판매 논란을 빚은 무해지 형태의 상품 판매 위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무해지 형태의 상품은 보험료를 적게 내면서 중간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없는 구조다. 사망이나 암, 질병, 상해 등을 보장하는 보장형 상품에 적용해 판매돼오면서 2019년엔 200만건이 넘는 상품이 팔렸다.

지난해 영업일선에서 무해지 종신보험이 저축성 보험으로 둔갑해 판매되면서 중도 해지 과정에서 보험금을 돌려받지 못한 소비자 민원이 지속돼왔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당국은 무해지보험의 해지 환급률을 표준형 보험과 같거나 낮게 설계하도록 했다. 고객 유인요소가 적어지면서 보장성 상품의 판매가 덩달아 위축된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한화생명의 올 1분기 당기순익을 보면, 300% 이상 급증했는데, 삼성생명(1조881억원)의 경우 전년 동기 보다 373% 올랐고 한화생명(1,942억원) 역시 306% 상승하며 깜짝 실적을 보였으나 이면에는 보장성 상품의 영업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과 2월 무해지 형태의 보장성 상품 판매 위축이 가장 큰 영향을 줬고, 상대적으로 은행에서의 저축성 보험 판매가 40% 가량 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며 “2023년 도입될 IFRS17에 따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 시가로 평가되는 만큼 자본 확충 측면에서 부담이기에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각 생보사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보사 입장에서) 현 시점에서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이더라도 저축성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위험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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