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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유통] 대형마트 매각 속 '삭발' 불사..."MBK 홈플러스는 '직원·기업' 살리려는 '구심점' 없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1.05.22 13: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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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장기 불황과 맞물린 유통 환경 변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대형마트 빅3 점포 매각 정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리 대주주 사모펀드에서는 업에 대한 비전이나 매각에 따른 인력운용계획 등을 찾아볼 수 없다는 노조 판단에서다. 

이마트는 최근 가양점 점포 건물, 부지를 매각했지만 개발 후 재입점한다. 또 매각보다 리뉴얼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마트 경우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노브랜드까지 오히려 매장수는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강희석 대표가 온오프라인을 진두지휘, 강력한 통합 경영을 통해 '사상 최고' 등 가시적인 매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진행 중인 임단협이 홈플러스 노조 사생결단 투쟁의 진짜 이유라며 근속 연수에 따른 호봉제 노조 주장을 구시대 잔유물로 몰아가지만 노조는 이는 업태, 특히 홈플러스 임금제도 상황에 대한 몰이해라는 입장이다. 

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업계는 '코로나19' 속 점포 정리와 맞물려 기업 생존을 걱정한다는 점에서는 노사 모두 입장을 함께 하고 있지만 초점이 다르고 대응 방식도 달라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특히 홈플러스 노사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나마 세일앤리즈백 방식을 취해왔던 매각도 지난해부터 폐점 매각을 진행해오면서 홈플러스는 노조 '삭발' 사태까지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매장 내 11개 항목 노조 행위에 대해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이 '폐점 매각 저지', 'MBK 규탄' 등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일부 인용하면서 노사 소통 단절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노조가 입장을 관철하려 매장 내에서까지 띠를 두르며 투쟁에 나서는 것은 시대 착오적 행보라고 반대한다.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가 홈플러스가 엉망이 돼가고 있다며 한탄하기 전에 매장에서 쇼핑 고객이 싫어할 만한 활동부터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업계는 코로나 사태 전부터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업계가 매출 부진을 겪어온 데다 '코로나19' 생사기로에서도 비효율 점포조차 접지 못하게 한다며 노조에 대해 반감을 피력해왔다. 

마트 3사 노조는 매장 매각 정리 자체를 반대한다기 보다 직원 고용에 대한 대책 논의 등이 전무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롯데마트), 점포는 늘었지만 자연적인 인원 감원과 인력 동결에 따른 드러나지 않는 구조조정(이마트), 마트 경영보다 비전 없이 매각 차익에 초점을 둔 점포 정리(홈플러스) 등에서 반대하고 있다. 

현재 마트 3사 직원수는 지난해 기준 이마트 2만 5214명, 롯데쇼핑(마트 포함) 2만 2791명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2월 기준 2만 830명이다. 이마트는 2016년 대비 2759명이 줄었다. 롯데쇼핑은 3566명이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감소 인원이 가장 많다. MBK가 인수한 2015년 12월 대비 4529명이 사라졌다. 

롯데쇼핑은 5년 내 200개 점포를 정리한다는 구조조정 계획 속 지난해 백화점과 마트, 롭스, 슈퍼, 하이마트 등 매장 115개를 정리하면서 롯데마트도 12개 점포를 접었다. 이마트는 오히려 2015년 이후 지난 6년 동안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점포 포함 전체 이마트 점포는 390개점이 늘어났다. 단지 직원이 줄면서 노동 강도는 더 심해졌고 비정규 단시간 근로자 위주로 채용하며 일자리 측면에서도 퇴보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노조는 지적하고 있다.  

이들 3사 노조 중 특히 홈플러스지부는 대주주 MBK, MBK에 맞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영진 등으로 홈플러스를 위한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점포 매각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당초 이마트나 롯데마트와는 점포 매각 목적 자체가 다르다. 이마트, 롯데마트는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 전반적인 마트 성장, 발전을 위한 정리로도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대주주 MBK만을 위해 홈플러스가 이용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도 이달 가양점 건물과 토지 등을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매각, 6820억원 확보에 나섰다. 다만 부지 개발 후 재입점한다. 또 이마트는 매각보다 리뉴얼 등에 방점을 찍으면서 분명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월계점을 시작으로 선보인 9개 매장 리뉴얼도 고객 호응 속 9개점 모두 올해 1~4월 매달 두자릿수(춘천점 68.4%, 칠성점 42.5%) 매출,  매장 체류 시간 확대(2시간 주차 비율 2배 이상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면서 올해도 15개 점포 이상 리뉴얼을 추진한다. 가장 최근엔 이달 14일 별내점이 재단장 개점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단행한 리뉴얼 효과로 올해 1분기 총매출 4조 1972억원,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점포 재구성은 온오프라인 협업 시너지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리뉴얼로 신도림점은 PP센터 규모가 20평에서 320평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른 온라인 처리 물량 확대로 올 1~4월 신도림점 PP센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54% 늘었다. 

어찌됐든 홈플러스 노조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바로 실적이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인수 당시 홈플러스를 담보로 낸 빚 이자 갚는 데 벌어들인 돈을 쓰면서 MBK 인수 이듬해인 2016부터 2019년 기간 순손실 합계는 4602억원이다. 한해 평균 1150억원씩 순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마트는 '코로나19' 직격타 속에서도 지난해 22조 330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찍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적자를 지속했던 롯데마트도 점포 정리로 흑자 전환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같은 실적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기업을 살리려는 실권을 쥔 경영진 유무라고 보고 있다. 바로 홈플러스는 MBK가 대주주로 있는 이상 현재 경영진도 꼭두각시화, 유명무실화를 피해갈 수 없고 결국 더 이상 홈플러스 기업 비전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달 13일 여성 근로자 9명을 포함, 11명이 집단 삭발에 나선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는 안중에도 없고 이윤 챙기는 데만 혈안이 된 MBK는 나가라"며 대주주 MBK가 다른 주체에 홈플러스를 매각, 물러날 때까지 끝장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생결단 노조 투쟁 배경엔 지난해 합의하지 못한 임단협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와 함께 근속 연수에 따른 호봉제를 주장하는 노조에 대해 세대 간 갈등 등을 조장하는 호봉제를 고집하면서 임금 인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홈플러스 내부 직원 반발이 있다는 식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다른 산업군은 몰라도 현재 마트업태에서 호봉제를 반대하는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트업태는 분명 연차에 따라 숙련도 등에서 업무 수행 차이가 분명하다"고 했다. 

노조는 "다른 산업에서는 호봉제, 성과급 등 제도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성과급제 등은 마트 현장엔 적용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호봉제를 대신할 합리적인 직무급제, 성과급제 등 제도가 없다"고 했다. 

호봉제가 그르냐 옳으냐를 떠나 현재 홈플러스는 직무급, 성과급 등 관련 보상체계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호봉제 주장은 이같은 제도가 전무한데 월 300~400만원 수준도 아니고 가까스로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들이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에서 단 10원도 차이가 안 나는 급여체계가 공정한가를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40~50대 여성 근로자가 다수인 마트에서 성과급제 이외 제도 자체가 없고 이같은 조건에서 1년, 5년, 10년 연차가 쌓였을 때 숙련도와 기여도에서 최소한 보상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라며 "현재 호봉제 이외 다른 제도가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개선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책 제시 없이 호봉제 비판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노조는 "마치 노조가 임단협에서 호봉제를 주장하면서 시대 변화, 세대 간 차이를 무시하고 포용하지 않는 듯 말도 나오는데 적어도 마트 현장 직원 중 MZ세대는 없다"며 "이것도 매장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적"이라고 했다. 

2020년 정규직 전환 전 무기 계약직이던 당시 2년 2만원 근속 수당도 정규직 전환 명목과 함께 사라졌다. 홈플러스 노조 근속 연수에 따른 보상 주장은 이를 대신할 임금제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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