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10시 김포시청 참여실에서 열린 김포시 선출직 공직자들의 기자회견 모습. ⓒ김포시
▲ 10일 오전 10시 김포시청 참여실에서 열린 김포시 선출직 공직자들의 기자회견 모습. ⓒ김포시

-김포시 선출직, GTX-D원안 사수·서울 5호선 김포연장 촉구

-김포·검단 주민 ‘교통지옥’ 거듭 강조…“집값은 나중일”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GTX-D노선이 강남을 직결하지 않고 김포~부천을 잇는 것으로 발표되자 경기 김포·인천 검단 등 지역민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토부가 발표한 ‘광역교통비전 2030’에 따르면 GTX-D 노선은 김포도시철도 장기역에서 서울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신설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국토부는 해당 노선이 신설되면 김포에서 부천까지 기존 69분에서 15분으로 이동시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쟁점은 김포시가 김포~부천~서울 강남~하남을 잇는 GTX-D 노선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정작 중요한 ‘서울 강남’과 ‘경기 하남’을 연결하는 노선이 빠졌다는 점이다. 김포·인천 검단 시민들은 이에 정부의 GTX-D 노선안이 경인 서부 신도시 주민들의 직장 등 생활권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서울 직결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달 1일에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와 지역민들은 김포시청 일대 1.8㎞ 구간을 1시간가량 차량행진하며 GTX-D노선 수정 등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위 차량은 1000여대로 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약 2,000여명이 모여 'GTX-D 김포 하남 연결 확정하라', '지역 차별 해소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등 단체행동을 벌였고 다음날 9일 같은 장소에서 재차 풍선을 들고 자발적으로 걷는 ‘풍선산책’을 진행하며 GTX-D노선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 1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정하영 김포시장 모습. ⓒSR타임스
▲ 1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정하영 김포시장 모습. ⓒSR타임스

◆ 김포시 선출 공직자들 “GTX-D 원안 사수 총력 기울일 것”

이에 김포시 선출직 공직자들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에 GTX-D원안 사수·서울 5호선(김포한강선) 김포연장 촉구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하영 김포시장, 김주영·박상혁 국회의원, 신명순 김포시의장, 이기형·김철환·심민자 경기도의원이 참석했다.

김주영 의원은 "당초 경기도에서 제안한 수도권 동·서 축을 잇는 김포~인천검단~부천~서울강남~하남 노선 구상은 온데간데없고, 광역급행철도를 이용해도 서울을 진입하지 못하는 후퇴안이 발표됐다"며 “신도시 발표 16년 만에야 2량짜리 경전철을 건설하는데 그쳐, 작은 신발을 억지로 구겨신은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상혁 의원은 "한국교통연구원은 공청회에서 ▲타당성 ▲지방과의 투자 균형 ▲기존노선 영향을 이유로 김포시와 경기도가 건의한 GTX-D 노선을 대폭 축소했다"며 "국토부는 2019년 10월 ‘광역교통비전 2030’계획 발표 당시 약속했던 서울5호선(김포한강선) 김포연장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정·합리성이 결여된 국토부의 잣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교통지옥 김포에 서울 직결 노선 하나 만들지 않고, '경제성’과 ‘지방균형 발전’을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불공정과 역차별임과 동시에 김포시민의 고통을 더욱 강요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은 “공청회에서 발표된 GTX-D노선 축소와 서울 5호선 김포연장의 미반영사유에 대한 합리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고 2기 신도시의 교통대책에서 김포는 철저히 소외됐다”고 말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지방균형과 경제성을 잣대로 김포를 외면하지 말라”며 “만약 김포시의 요구가 또 거부된다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선출직 공무원들은 50만 시민들과 함께 직접행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어제 시민공청회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 시민이 삭발을 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는데 현장에서도 말씀드린 바 같이 30년동안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통해 그 이상의 활동도 해봤다"며 "삭발, 단식 이런 일에 주저하거나 망설인 적 없다"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포시민의 요구를 일체 가감 없이 경기도를 통해 국토부에 전달할 것”이라며 “국토부가 시도지사의 의견수렴이라는 법적 절차를 형식적인 절차로만 여기지 않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시민들의 분노를 정부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 고시까지 이제 한 달 남았다”며 “김포시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은 시민과 함께 GTX-D 원안 사수와 서울5호선 (김포한강선)김포 연장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출퇴근 지옥 ‘교통난’이 원인…“집값 문제로 치부 말라”

일각에선 GTX-D노선에 반발하는 김포·검단 등 2기 신도시 지역민에게 집값을 의식한 불만 표출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울까지 직결이 불발되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김포, 인천 검단, 청라 등 지역에서 일명 ‘실망매물’이 등장하고 매맷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나오기 때문이다.

철도망 구축이 통상 지역 내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되는데 무산될 경우에는 반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김포·검단 주민과 전문가들은 집값을 의식한 것이 아닌 교통난에 대한 문제로 GTX-D노선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철도망 구축계획이 알려질 당시 자가용으로도 전철로도 출퇴근이 힘들었던 부분이 개선 될 수 있다 기대했는데 하루아침에 무산됐다”며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노선을 축소해버리면 대부분 서울로 출퇴근하는 우리 지역민들은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부에서 우리 지역이 GTX-D노선 원안을 요구하는 것에 집값을 의식한 불만이라 보는 경우가 다수 있을 것"이라며 "집값 문제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순 없지만 교통난이 극심해 집값 영향은 나중 문제라 생각한다. 집값만을 의식한 목소리로 치부 말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김포·검단 지역 내 철도망 구축 계획 무산이 집값 하락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포·검단 등 지역은 서울과 가깝고 신축아파트가 많아 경기권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이라며 “하지만 기존에도 지역 부동산 시장을 받치고 있는 실수요자가 많았고 확정계획이 아닌 1차 계획 발표로 갑자기 매물이 증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포지역 내 골드라인 지하철이 있고 비교적 시간이 걸리지만 서울까지 이동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노선 확장 가능성도 열려있고 현재 인구수와 개발가능성을 고려하면 교통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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