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픽사베이

- 금융위원장 발언 이후 추락한 비트코인 가격 회복세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으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패닉을 겪었다. 해외 시장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던 주요 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급기야 "은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27일 이 청원에는 13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라"면서 "그 말에 책임을 지시고 자진 사퇴하라"고 썼다.

ⓒ청와대
ⓒ청와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정치권이 암호화폐 투자자 편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30세대 상당수가 암호화폐와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들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에서 암호화폐 제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와 과세 정책 등에 변화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웅래 의원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노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암호화폐 과세 정책, 수정이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그는 "기타소득이 아닌,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해 합산 공제를 5,000만원 까지 늘려줘야 하고, 과세시기도 주식 양도세 도입 시기인 2023년으로 맞춰야만 한다"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을 버리고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을 시켜나가며, 가격 조작 세력과 허위 공시 등을 단속해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를 실현해 줄 것을 당국에 요청한다"고 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이날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서 암호화폐가 활용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불법 다단계 거래, 자금 세탁, 사금융 등 문제에 대해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도 이날 SBS에 출연해 "세금을 거두겠다고 하면서 제도화도 안 시키고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며 "이런 상태를 방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규제보다는 투자자에 중점을 둔 발언이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26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은 위원장 발언을 언급하며 "황당한 상황"이라며 "할 일은 하지 않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전형적인 관료적 태도이자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낡은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금융당국이 앞장서고 정부가 나서서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적 틀을 정비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한 산업적 환경, 제도적 지원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썼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이광재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금을 매긴다는 건 실체가 있다는 것 아니냐. 이런 부분에서 국민이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빨리 제도를 만들고 민관하고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서 이제는 시스템을 짤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에 비판이 나온다. 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TF)도 구성하기로 했다.

김성원 의원은 2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암호화 화폐를 둘러싼 정책을 두고 엇박자 내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자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며 "우리 당은 가상화폐 관련해서 성일종 정무위 간사를 TF 팀장으로서 위촉하면서 국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추경호 의원도 이 자리에서 "정부가 금융상품이 아니란 이유로 투자자 보호는 외면하면서 내년부터 투자수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잣대"라면서 "정부가 가상화폐 자산에 과세를 하려면 미국·영국·일본 등과 같이 가상화폐의 발행·유통에 관한 제도 및 가상화폐 업권에 대한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상화폐 관련 체계적인 법규가 마련된 후에야 가상화폐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하는 것이 투자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관련 제도 정비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과세유예 조치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국민의힘 가상화폐 TF팀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투기성이 강한 거래라고 엄포만 놓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하면서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면서 "정부가 산업으로 볼 것인지 금융상품으로 볼 것인지 등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개념조차도 정립을 안 해놓은 것 아닌가. 정부가 기본방향부터 먼저 말해달라"고 했다.

류성걸 의원은 "가상화폐 열풍은 청년세대의 절망감과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2030세대를 보호하겠다, 가상화폐 제도를 만들겠다는 식의 이야기는 위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한편 국내외 악재로 하락했던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회복하고 있다. 27일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전일보다 42,4000원(0.66%) 오른 6,26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7% 이상 오른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리플(+4.95%), 도지코인(+1.23%) 등 주요 코인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일별 가격 ⓒ업비트
▲비트코인 일별 가격 ⓒ업비트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