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엄마손맛
▲ⓒ김수미의 엄마손맛

냉이는 봄의 전령사다. 달래와 함께 봄철 미각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들과 야산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냉이는 이른 봄부터 식탁에 오른다.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내음이 일품이다. 뿌리의 향은 겨울이 추울수록 강해진다. 향미는 이른 봄, 자연에서 채취한 게 가장 빼어나다.

냉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잎, 줄기, 뿌리 모두가 나물이나 겉절이, 전의 재료가 된다. 또 된장국을 끓일 때 들어가고, 죽과 밥에도 넣는다. 옛사람은 향이 진하게 배어나는 냉이국을 곧잘 즐겼다. 조선시대 농사 기술과 세시 풍속을 기록한 농가월령가의 2월 노래에 냉이가 나온다.

 

산채는 일렀으니 봄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본초를 상고하여 약재를 캐 오리라.

 

먹거리가 부족한 백성들의 구황 식물이기도 한 냉이는 영양이 우수한 알칼리성 채소다. 성분 중에는 비타민 A, B1, C가 풍부하고 단백질도 넉넉하다. 춘곤증 해소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기질인 칼슘, 칼륨, 인, 철 등도 풍부하다. 또 베타카로틴과 콜린을 함유해 간이 약한 사람이 즐겨 찾는다. 알칼리성 채소로 피부 트러블이나 생리 이상 있는 여성에게도 인기다.

냉이는 다양한 약성을 함유하고 있다. 한약명은 제채(薺菜)로 비(脾)의 조화, 배뇨, 지혈(止血), 시력 강화, 소화기능 개선, 월경불순 약재로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냉이에 대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피를 간에 운반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설명했다.

씨앗인 석멱자(石覓子)는 몸의 삿된 기운을 제거하고, 오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 풍(風)에 의한 질환을 완화시키고,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말린 잎과 줄기는 태워서 혈변(血便)에 처방하기도 했다.

◀글쓴이 김대복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김수미의 엄마 손맛’을 운영하는 식치기업 씨와이비(CYB)의 대표이사다.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이다. 수미(粹美)반찬과 소자본 반찬가게 창업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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