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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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 라이브 토크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KT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준비하는 회사 중 하나다.

KT의 AI연구조직인 AI2XL을 이끄는 배순민 연구소장이 AI 전환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21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줌 회의 방식으로 연 라이브 토크에서다.

배 소장은 음성 인식과 관련된 AI 기술의 현 주소에 대한 언급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양하고 많은 분야에서 멋진 AI 기술이 등장했다. 국내에는 1,000만대 정도의 AI스피커가 있다. 맨 처음에는 사투리 등을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어린이·노약자의 말이나 다양한 억양도 이해한다. 사람과 구분이 되지 않는 음성 합성 기술도 나왔지만 감정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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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하면 적은 데이터를 이용해서 할 수 있을까.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말하는 환경에서 대화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가 화두"라면서 "아직 전문 지식을 다루는 음성 인식은 어렵다. 아직 AI는 주어진 데이터 내에서만 학습할 수 있다. 데이터가 더 많이 모이거나 적은 데이터로도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 되면 좀 더 확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AI 활용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적극적이나 중소기업은 AI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규제 요인 등도 작용하고 있다.

▲배순민 소장 ⓒ줌 캡쳐
▲배순민 소장 ⓒ줌 캡쳐

다음은 배 소장과 일문일답.

▶KT 연구소를 맡기 전까지 어떤 길을 걸었나.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산업경영, 응용수학을 부전공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컴퓨터사이언스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테크윈에서 자동차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보행자 인식, 드론, 로봇, CCTV 추적 등을 7년 반 동안 연구했다. 

네이버에서는 비디오 영상, 아바타, 디지털 휴먼을 연구하다 올해 KT 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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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AI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주력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8대 성장 사업으로 미디어콘텐츠, 금융, 커머스, 헬스케어, 부동산,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중 AI 기반 성장 사업으로는 비디오 인텔리전스, 확장현실(XR), 산업용 AI, AI어시스턴트가 있다.

건물에서 안면 인식으로 출입을 통제하거나, 교통량이나 보행자를 인식해 신호를 바꾸거나, 영상을 인식해 거리를 분석하고 3분할 화면을 구현하는 실감 스튜디오, 공간 모델링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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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다른 기업들의 AI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는데?

"AI가 많이 발전했지만 실제 현장과 사용자에게 도달하기에는 격차가 있다. 문제를 이해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하는 것 자체가 AI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KT는 기업 상황을 파악하고 컨설팅 단계서부터 실제 디지털 전환까지도우면서, 문제를 정의하거나 데이터를 같이 모으고 인프라에 적용하는 기업 대 기업(B2B) 영역을 담당한다"

▶AI가 중요하지만 실제 기업들이 도입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장의 문제는 현장마다 다르다. 그런 데이터가 없는 기업이 많다. 데이터가 있어도 그 수준이나 모으는 방식에 빈틈이 있다. 데이터와 문제가 연결이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그 과정이 다시 설계돼야 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AI 지식을 가지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AI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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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기업, 학교, 연구소가 함께 모여서 문제와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 KT는 AI원팀을 열린 생태계를 통해서 발굴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가고 있다.

KT는 전국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고 있다. 기업 고객들과 문제를 분석해왔기 때문에 제공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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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브레인 팀의 설립자이며, 바이두의 수석 과학자 출신 앤드류 응은 "AI-퍼스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보나?

"AI 전환은 기술이 주도하느냐 기업 수요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많은 기업들의 상황이 다르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네이버, KT만 해도 연구소를 별도로 갖고 있다. 그래서 기술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선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고 성과가 부담되는 기업은 기술 주도로 가서는 성공을 맛볼 수 없다. 작은 성공으로 그 사례를 DNA로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행하는 기술보다는 기업이 가진 인사이트 내에서 데이터와 연결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것이 너무 동떨어진 상태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면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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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의 수익화 성공 비율은 전체 프로젝트 중 10% 정도라는데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데이터 수집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아무렇게나 모은다고 해서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투자해서 모을 수 있는 기업의 의지와 인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그것이 보편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 너무 동떨어져있으면 함부로 시작하기 어렵다. 이미 있는 기술에 데이터와 맞게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새로운 것을 갑자기 하겠다는 것은 더욱 어렵고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가 필요하다. 또한 문제 해결에 반드시 AI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작업이나 기존 컴퓨터 과학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젊은 나이에 대기업에서 조직을 이끄는 것이 어렵지 않나?

"박사를 끝나고 삼성테크윈에 들어갔을 때부터 계속 리더 역할을 해왔다. 조직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조직원들과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과 옳음을 추진하는 것과 조화로움은 두 축이다"

▶AI인재들이 모인 조직은 뭔가 다른 특징이 있나?

"자유롭고 길게 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은 갑작스럽게 결과물을 요구할 때가 있다. AI기술이 많은 시간이 걸려서 경영진이 기다릴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기술의 이해와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의지와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GPU도 많이 필요하다. 필요한 GPU도 기술에 따라 다른데 구매도 오래 걸린다. 예산이 있어도 구축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데이터나 인프라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 GPU가 성과와 비례한다고 본다.

또한 AI인력이 많은 기업들도 인력 확보에 고민한다. 인력들이 성장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학회나 논문을 쓰는 기회를 줘야 한다. 투입에 따라 성과가 바로 나올 것이라고 보면 만족감도 떨어진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학습할 시간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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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역량도 중요한데,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AI인력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좋다. 작업 특성상 함께 있을 때 시너지가 많다. 모아서 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리더들끼리 화목하지 않아서 장벽을 세우고 영역을 구분하면 안 된다. 교류를 민감하게 바라보면 시너지가 나기 어렵다. AI인력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조직적인 분위기와 구성이 중요하다"

▶KT에서 필요로하는 AI인재상은?

"개인 의견이지만 AI기술이 시장 사용처와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KT는 실질적인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는 의지가 많다. 사업 부서와 연구 부서의 교류도 활발하다.

자신이 만든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거나, 그런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연구개발을 하고 싶다면 KT를 추천한다"

▶다른 기업이 AI조직을 꾸린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최신 AI기술이나 지금 없는 AI도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 연구자들이 중요하다. 또한 많은 실험을 해서 AI를 만들어가는 엔지니어도 필요하다. 실제 API와 앱으로 만드는 앱 개발자나 백엔드·프론트엔드 개발자도 필요하다. 또한 알파테스트와 베타테스트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조직을 구성할 때 이것들이 다 균형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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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진 강점이 있다면?

"미국 유학을 처음 갔던 때만 해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자 귀국할 때에는 '한국 기업에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볼 정도가 됐다.

유럽 연구자들도 한국을 부러워한다. 제조업, IT, 통신, 미디어까지 세계 1위를 하는 나라는 유일하다. 다양한 산업을 가진 것이 우리나라의 큰 장점이다. 인재들이 많고 추진력이 좋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5,000만명 정도인 작은 나라인데 미국·중국과 항상 경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우리나라의 가능성은 무한하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

▶IT회사가 아니어도 AI 기술의 내재화가 가능한가? 외주 제작이나 자체 개발도 한계가 있는데.

"AI가 아직 엄청나게 보편적인 기술은 아니다. 오픈 소스들이 있지만, 그것도 적용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KT가 제안한 AI원팀 생태계가 활발해져야 한다. 훌륭한 스타트업들과 기존 기업들이 협력해서 기회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인력을 제공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이 핵심 역량을 갖추고 데이터가 지속해서 모이면 조직이나 인프라는 그때 갖춰도 된다.

▶미국과 중국의 AI 지원 정책이나 규제를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미국의 경우 노동 시장이 유연하지만,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노동 시장의 장점도 있다. 꼭 따라가는 것만이 답인지는 모르겠다.

중국은 개인 정보 규제가 우리나라보다 약해 CCTV 영상 인식 분야 같은 경우 중국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기술적으로 개인 정보를 가린 다음에 메타 정보를 보내서 학습하는 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조금 더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도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사회적 인식이 관대하다. 우리나라는 한번 실수하면 해당 기업이 회생할 수가 없고, `나쁜 기업`으로 찍히면 기술 개발이 불가능하다. 그런 사회적 인식 측면도 개선되면 좋겠고, 우리나라만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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