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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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산공장 이틀간 가동 중단…한국지엠, 부평1·2공장 일주일 중단

- 미국 일본 등 천재지변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비상

- 국내 자동차업체, 차량용 반도체 '98%' 수입 의존

-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관련 부품업계도 타격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현대차, 한국지엠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공장 가동에 따른 여파가 부품업계까지 확대돼 이들에 대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라인만 중단되며 자동차 엔진 생산라인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원인은 파워트레인컨트롤유닛(PCU)에 쓰이는 반도체 품귀다. 

아산공장은 지난 12일~13일에도 같은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의 생산이 멈췄다.

회사 측은 이번 휴업에 따라 약 2,000여 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7조455억4,700만원으로 작년 매출액 대비 6.77% 규모다.

한국지엠도 반도체 부품 수급 악화로 부평1공장과 2공장 전체를 일주일간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며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상황에 대처해 왔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자 전체 공장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부평1공장에는 쉐보레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며, 2공장에서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생산되고 있다. 이번 조업 중단으로 이들 차종에 대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은 비상상태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주의 한파로 이 지역 반도체 생산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일본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주요 반도체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수급난은 심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수급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파워컨트롤유닛(MCU)은 차량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핵심부품이지만 1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일반 메모리 반도체보다 수익성이 낮아, 국내 완성차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의 '98%' 이상을 외국 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이 올해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130만대 감소가 예상된다”며 “올 4분기까지는 공급 안정화가 불확실해 내년 초에야 회복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조업을 중단하면서 부품업체도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3개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감산을 하고 있고, 72%는 수급 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예측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부품업계는 대출 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 등 금융 지원 규모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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