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엔지니어링, 연내 상장 추진
- 2대 주주 정의선 회장, 1조원대 자금 확보 가능
-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개편 활용 가능성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인 정의선 회장은 상장을 통해 1조원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보된 자금은 부친의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 납부 및 향후 있을 그룹 재편과 맞물려 현대모비스 지분을 획득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측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 등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내달 초 주관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시공능력평가 7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7조1,884억원, 영업이익 2,58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돼 한라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등을 흡수하며 덩치를 키웠고, 2014년엔 현대엠코를 합병하며 국내 대표 건설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1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1대 주주는 현대건설로 38.62%를 소유하고 있고, 정의선 회장이 2대 주주(11.72%) ),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9.35%), 현대모비스(9.3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가 10조원으로 인정받는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1조원대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본격화 신호라고 분석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으로 이어지는 4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의 지분은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 등으로 지배력 확보가 선결 과제다. 이와 함께 순환출자 구조 해소도 필수다.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핵심 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으로 나누고, 모듈·AS부품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정의선 회장 등 오너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단순화한다는 방안인데, 당시 사모펀드 엘리엇과 의결권 자문회사들의 반발로 개편 작업을 접어야 했다.
업계는 2018년 추진했던 방안에서 합병 비율을 수정해 재추진할 것으로 높다고 본다.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물려받는 데 필요한 상속세 납부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 사용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촉진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회사에서 20% 이상인 곳으로 확대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29.9%로, 올해 안에 지분 10% 가량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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