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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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유가증권 보유액 1조2,260억원…전년 보다 112%↑

-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예대마진 의존 어려워”

- “유가증권 투자 한도 규제 완화 절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대출이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최대실적을 거둔 저축은행이 주식과 펀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액이 지난해에만 1조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대출이자 이익이 감소하는 게 불가피한만큼 수익원 다각화를 통한 순익보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권에선 이 같은 움직임에 ‘유가증권 투자 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금융사 중 유일하게 유가증권 투자 한도 규제를 받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30조(유가증권 보유의 제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식 투자한도는 자기자본의 50% 이내다. 또한 저축은행은 비상장주식과 비상장회사채에 투자할 때 자기자본의 10%를 넘길 수 없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1조2,260억원로 전년 동기(5,794억원) 대비 112%(6,466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은 크게 주식, 회사채, 사모펀드나 해지펀드 등이 포함된 수익증권 등을 말한다.

조사대상 은행별로 보면, 전체 자산에서 유가증권이 가장 많이 급증한 곳은 OK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 유가증권 보유액은 3,881억원으로 1년 전 117억원 보다 3217%나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은 유가증권 구성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4.30%로 전년 동기(0.16%)에서 4.14%포인트 늘었다. 작년 초부터 금융주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한 결과 운용수익률도 1년 전보다 280배 성장했다.

이어 SBI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6,594억원으로 1년 전(4,684억원)보다 40.8%나 증가했다. 총자산 11조2,552억원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86%로 1년 전 (5.39%)보다 늘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같은 기간 429억원에서 789억원으로 83.7% 늘었고 구성비 역시 1.29%에서 1.8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보유액은 129억원에서 454억원으로 253%나 급증했다. 전체자산에서 유가증권 구성비는 0.4%에서 1.0%로 늘었다.

반면 웰컴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543억원으로 전년(435억)원보다 24.6%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유가증권 비중은 1.27%로 1년 전(1.42%)보다 0.15%포인트 줄었다.

이 같은 유가증권 보유액 증가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자기자본을 활용, 투자이익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잇달아 늘리면서 유가증권 자산 규모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유가증권 투자 한도 규제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 규정에 따라 주식 투자 한도는 자기자본의 50% 이내, 비상장주식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자기자본의 10%를 넘길 수 없다. 저축은행들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과도한 투자로 인한 경영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수익원을 다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투자액 대부분은 상장·비상장 주식에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업권 전체적으로 현재 자기자본 대비 한도 비율이 한계에 도달해 규제 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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