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 SK텔레콤 이르면 이달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 중간지주사 설립안 가능성 높아

- 향후 SK하이닉스 SK 자회사로 편입 가능성도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됐다.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그룹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의 향방 또한 주목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박 사장은 "주주들께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겠다"면서 "상반기도 아니고, 곧 구체화 되는 대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편 방안의 핵심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2조7,191억원)대비 84.34% 폭증한 5조126억원을 기록하면서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결산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35조9,938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영업이익이 많았다.

올해 반도체 부문 업황 전망 역시 밝다. 지난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2.5% 늘어난 84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에프엔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를 1조1,835억원으로 예측했다.

현재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그룹 지주회사 SK를 29.6% 소유하며, SK 아래 SK텔레콤(26.8%), SK이노베이션(33.4%), SK바이오팜(75.0%) 등 사업 회사가 위치한 구조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지분율은 20.1%다. 그룹 전체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인 SK의 손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를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사업확장을 위해 추가 인수를 진행할 경우 무조건 지분 전량을 인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이 유력하게 제시된다. SK텔레콤을 분할하면 신설 지주사는 중간지주사로 전환되고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신설 중간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면서, 100% 지분 소유 요건에서 자유롭다. 

또한 작년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내년 시행되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비율이 현행 20%에서 30%로 높아지기 때문에 시기 상으로도 적기인 셈이다.

일단 개편을 통해 중간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향후 그룹 지주사 SK가 직접 SK하이닉스를 지배할 가능성도 높다. 올해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인 SK로서는 재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SK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고 배당 등을 통해 투자 재원 마련을 용이하게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가 중간지주사와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면 SKT가 인적분할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 SK가 중간지주사를 통해 하이닉스를 지배하면 하이닉스의 배당이 SK로 직접 전달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 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은 현재 진행형이다. 4월~5월 중 공식화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 이유는 세법, 공정거래법 개정 영향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금년 상반기까지 마지노선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