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새 로고 ⓒ샤오미
왼쪽이 새 로고 ⓒ샤오미

-의류브랜드 '갭'은 로고, 코카콜라는 '빨간 캔' 바꿨다 '원상 복귀'

-브랜드 전문가들 "의외로 보수적인 소비자들 마음 고려해야"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IT가전 기업인 샤오미가 새 로고를 공개했지만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3억원 이상을 투자해 만든 새 로고가 기존 로고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쥔(52) 샤오미 CEO는 지난달 말 새 로고 디자인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름 '샤오미'에서 '미'자를 영문자 'mi'로 쓴 주황색 사각형 로고 테두리를 원형 형태로 바꾼 것이다.

로고 변경에 사용한 비용은 200만 위안(3억4,00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 측은 "원형의 테두리는 샤오미의 내부 정신과 제품 질의 향상을 상징한다"며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브랜드 전문가들은 새 로고가 파격적으로 바뀌었을 때 소비자들이 느낄 혼란과 마케팅 비용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 로고가 이미 전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교체하고 새 로고를 홍보하는데 들어갈 비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실패 사례도 참고할 만 하다. 파격적인 브랜드 이미지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역효과가 벌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코카콜라

2011년 말 코카콜라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빨간 캔 대신 하얀 캔 제품을 선보였다. 광고에 등장했던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처했음을 강조하려는 뜻이 담겼다. 이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북극곰의 생태계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가웠다. "코카콜라는 빨간 캔에 담겨야 제 맛"이라는 저항에 부딪혔다. 코카콜라 측은 곧 제품 포장을 다시 원래대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갭은 2010년 새 로고(2010년)를 선보였다가 이 계획을 철회했다. ⓒGAP
▲갭은 2010년 새 로고(2010년)를 선보였다가 이 계획을 철회했다. ⓒGAP

미국 의류 브랜드 '갭(GAP)'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0년 갭은 20여 년간 사용해오던 로고를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 이 계획을 들은 소비자들은 SNS에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로고를 바꾸려던 갭은 이 계획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갭은 현재도 옛 로고를 그대로 쓰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수적이라는 점은 IT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 '넷플릭스'도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가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과거 넷플릭스는 우편과 택배로 DVD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업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오프라인 대여 서비스로 구분되면서 2011년 '퀵스터'라는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서비스는 퀵스터라는 별도 법인을 통해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소비자들은 반발했다. 물론 별도 계정에서 결제를 해야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넷플릭스라는 브랜드에 가진 충성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하다(Netflix and chill)'라는 말이 그 자체로 집 안에서 영화를 보면서 쉬는 휴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일 정도였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이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변경에 적극적인 국내 브랜드들도 참고할만 하다. 최근 구본준 회장을 중심으로한 LG신설지주는 그룹명을 LX그룹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주사 밑에 있는 LG상사와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가 LX브랜드를 쓰게 될 전망이다.

ⓒLX
ⓒLX

기아차 역시 최근 로고 변경을 결정했다. 회사명에서 '자동차'를 빼기로 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재까지 국내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신제품 판매와 매출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브랜드 업계 관계자들이 이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기아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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