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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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 ‘타깃’

- “금융사 입장에선 우량고객 확보”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금융사들이 푼돈을 모으는 ‘잔돈재테크’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20·30세대인 사회초년생이나 푼돈을 아끼려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과거엔 100원, 200원 잔돈을 직접 돼지 저금통에 넣었다면 이젠 ‘디지털 돼지 저금통’에 넣는 시대가 온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만히 두면 여기저기 써버릴 자투리 자금을 투자해 종자돈을 마련하니 좋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장차 우량 금융소비자로 클 젊은 세대들을 포섭할 수 있어 양쪽 계산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잔돈펀드’를 출시했다. 잔돈펀드는 ‘하나원큐’ 앱을 통해 가입 가능하다. 1,000원이라는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추가 투자는 100원 이상의 금액부터 진행된다. 잔돈펀드에는 ‘잔돈 모으기’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하면 ‘원큐페이’나 ‘체크카드’ 결제 시 남은 잔돈이 자동으로 투자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또 금연 등 특정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할 수도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젊은 세대들의 노후준비를 위해 ‘KB라떼 연금저축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라떼 한 잔 값을 매일 절약하면 노후를 위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카페라떼 효과’에서 착안됐다. 이 상품을 활용하면 카드 결제액의 최대 50%를 자동으로 연금저축펀드에 모을 수 있다. 또 커피 한 잔 값을 아꼈을 경우 이를 ‘아이콘 입금’을 통해 손쉽게 저축할 수 있다. ‘아이콘 입금’ 화면의 라떼연금 커피 아이콘을 누를 경우 5,000원이 자동으로 연금저축에 적립된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200일 적금’도 유사한 상품이다. 잔돈을 매일 자동으로 입금해 쌓을 수 있는데 하루 3만원 이내에서 자신에게 맞는 플랜을 설정할 수 있다. 입금 계획은 ▲내가 정한 특정 금액을 매일 자동이체하는 자동이체 플랜 ▲매일 푸시를 받아 누르면 한 번에 입금되는 꾹 입금 플랜 ▲내가 지정한 계좌의 일정 금액 미만 잔돈을 매일 자동으로 입금하는 계좌 자투리 적립 플랜 등으로 나뉜다. 적금 이율도 최대 2.3%까지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동학개미운동 주역으로 MZ세대가 꼽히면서 소액투자, 잔돈투자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ESG 경영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한국 대표 200개 기업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인덱스 펀드 ▲증시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리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들은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1,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으며, 펀드가 생소한 주식 초보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잔돈을 모아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카드와 함께 1,000원부터 해외주식과 국내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생기는 잔돈을 신한금융투자 CMS 계좌에 모아 원하는 펀드나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소액으로 해외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미니스탁’을 출시했다. 별도의 환전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외주식을 1,000원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애플·아마존·테슬라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 260여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이용고객의 약 80%가 20·30세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스피 3000시대에 도래하기까지 MZ세대의 역할이 매우 컸던 만큼, 이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 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면서 “돈을 모으는 습관이 필요한 20·30세대와 잔돈까지 절약하려는 직장인 수요에 맞게 출시된 상품으로 사실상 충성도 높은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린 마케팅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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