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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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은행, 지난해 일제히 LCR 100% ↓

- “은행채 발행 급증 전망”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 4대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이하 LCR: Liquidity Coverage Ratio)이 일제히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금융사가 대규모 자금인출(뱅크런) 등 유동성 악화에 30일간 버틸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규제다. 4대 은행 모두 10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처음 벌어진 현상이다. 기존에는 외화LCR 80%, 원화와 외화를 합한 통합 LCR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금융당국은 각각 70%, 85%로 오는 9월 까지 완화해주기로 결정했다.

25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90.9%로 전분기(93.3%)보다 2.4%포인트 내려앉았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선 15.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5년 1월 관련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LCR수치가 89.6%로 가장 낮았다. 전년 말(104.6%)에 비해 15%포인트 급감한 수치다. 이어 지난해 말 하나은행이 90.4%, 국민은행이 91.5% 우리은행이 92.1%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수요 증가에도 원리금 등 상환유예, 저금리에 예·적금 등이 이탈한 현상과 맞닿아 있다. 은행 입장에서 내준 현금은 많은데,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게 되면서 순현금유출액(현금유출액-현금유입액) 부담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주식시장 활황세로 가계의 투자자금이 예·적금에서 주식으로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은행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1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가계금융자산내 금융투자액 중 주식비중은 2016~2019년 평균 9.8%에서 지난해 38.2%로 28.4%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예금 비중은 -11.3%포인트, 펀드·보험·연금은 -17.1%포인트 줄었다.

은행들 입장에선 다행인 부분은 LCR비율 규제 완화 조치가 오는 9월로 연기된 점이다. 다만 적정비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은행채 발행이 늘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은행채 확대가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단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채권 발행은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더 높아 은행들이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은행채 발행 규모는 총 173조7,000억원이다. 순발행금액은 44조3,041억원을 기록했다. 월별 수요로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대출 집행이 많았던 지난해 3~5월 매달 8조5,000억~10조3,000억 원을, ‘영끌’ 수요가 몰린 7~9월에도 3조5,000억~4조3,000억 원의 은행채를 순발행했다. 이후 10월(9,600억 원) 순발행액이 크게 감소했으나, 11월에 4조800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 돼 은행 자체 유동성 관리를 위해 채권발행이 늘 것인데, 자금조달을 위한 은행채의 이자율을 감당하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경우 피해는 고객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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