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진위 여부 파악을 위해 조사 중이다. 사실이라면 사규에 따라 징계 처리될 것이다. 다만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제 세상에 드러났는지 의심스럽다.”

SK실트론(대표 장용호) 현 노조위원장(노조위원장 선거 직전)의 성희롱 사실이 언론에 제보되면서 논란이 일자 회사 측에서 내놓은 답변이다. 노조선거가 복마전(伏魔殿) 양상을 보이면서 음해(陰害)에 가까운 내용이 익명으로 뿌려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주 각 언론사엔 SK실트론이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루며, 재차 출마한 현 노조위원장이 성희롱을 일삼던 부적격자라는 메일이 배포됐다.

제보메일을 보면 현 노조위원장이 과거 2009년 사내 동아리 축구단 선수들에게 여성의 성기 모양 찻잔 사진이 담긴 사내 메일을 보내면서 음란한 언급을 한 사실이 담겨 있다. 제보메일을 작성한 이는 노골적으로 현 위원장의 선거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용기를 낸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제보된 사실만 보면 현 노조위원장의 성희롱 관련 비위 사실이 10년이 지난 뒤 세상에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입증자료도 미약하고 일방적 주장이라 음해를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정치세력화 된 SK실트론 노조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해당 사안이 사실이면, SK실트론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성희롱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의 부정을 감시하고 사내 문화의 자체 정화를 위해 존재하는 노조가 정치세력화 돼 오히려 구성원 사이를 이간질하고 사적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 회사의 경쟁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SK실트론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연루된 ‘사업기회유용’ 의혹 사건으로 가뜩이나 혼란한 지경에 놓여 있다. ‘LG실트론’ 시절인 지난 2017년 (주)SK에 인수됐는데, 지배주주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특수목적회사(SPC)와 맺은 파생상품(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토대로 당시 SK실트론의 소액 주주인 보고펀드가 보유한 지분(29.4%)을 사들이면서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조직의 비위사실이 무엇이든 덮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아프더라도 밝히고 철저하게 조사해 도려내야한다. 성비위(性非違) 사건이면 더욱 그렇다. 노조 위원장에 당선되고자 중상모략(中傷謀略)으로 벌어진 해프닝(happening)이라도 SK실트론의 미래를 위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정치세력화 된 노조는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암 덩어리’에 불과하다. SK실트론 임직원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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