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컨벤션센터에서 17일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17일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신뢰받는 100년 기업 기틀 마련하겠다"

- 사상 첫 ‘온라인 중계' 병행…이재용 부회장 향후 거취 '갑론을박'

[SR(에스알)타임스 전수진 기자] 삼성전자가 17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 관계자들과 함께 주주,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중계로 병행 진행됐다. 주총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주총 의장으로 나온 김기남 부회장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DS(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차별화된 고용량 제품 등의 판매 확대로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했으며,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EUV 공정의 양산 확대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새로운 QLED TV, 비스포크 가전 등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리더십을 굳건히 했다”며 “IM(IT·모바일) 부문은 첨단 기술을 탑재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혁신적인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를 통해 2020년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사 평가 기준 623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지난 3년간 정기 배당으로 총 28조9,000억원을 지급하고 잔여 재원 10조7,000억원을 특별 배당 성격으로 2020년 정기 배당에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향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동안 정기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며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전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고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와 주주들의 편의 등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중계도 동시에 진행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주주들의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이지우 참여연대 간사는 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뇌물·횡령 혐의로 실형을 확정된 뒤 관련 법령에 따라 취업제한을 통보받은 바 있다. 

이 간사는 “이 부회장은 86억원 상당의 뇌물과 횡령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상근에서 비상근이 됐을 뿐 삼성전자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취업제한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준법감시위원회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결정한다고 하는데, 준법감시위원회는 무엇을 하고 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주주 A씨는 "이건 땅을 치고 울분을 토할 일이다. 좋은 일만 하고 왜 감옥살이를 해야 하느냐"며 "이 부회장은 꼭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끝나자 이에 동조하는 주변 주주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이제껏 유죄가 확정된 사람들도 도지사를 하고 국회의원을 하는데 이 부회장은 한 회사의 경영진일 뿐”이라며 "삼성전자는 대한민국과 함께 하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주주들의 질의와 '갑론을박'에 김기남 부회장은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반복했다.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는 주총 이후 논평을 통해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거취 문제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번에 처음 도입한 온라인 중계도 사전 질의를 질문자 본인 이외에는 알 수 없어 아쉽다”고 지적하고, “이 부회장이 스스로 사임해 지배주주 위험과 불법 논란을 청산하고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돕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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