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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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은행, 올 들어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 ‘495억6,300만원’ 달해

- “부가적 비용 지출 최소화 움직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시중은행들이 유휴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서만 495억원이 넘는 부동산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조사대상 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매물 전체 매각액의 40% 달하는 액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뱅킹 이용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통·폐합한 영업 점포 등을 매각해 부가적 비용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은행권에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 진출이 본격화한 것도 이러한 비용절감에 나서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대형 은행들은 점포 운영과 영업점 직원 인건비가 고정적으로 들기 때문에 빅테크 계열 금융사에 비해 비용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10일 캠코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해 들어 입찰을 진행했거나 진행 예정인 유휴부동산은 16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495억6,300만원(최저 입찰액 기준)에 달한다. 전부 낙찰될 경우 지난해 매각 규모(1,212억5,300만원)의 40%를 두 달여 만에 달성하는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8~9월엔 1,700억원에 달하는 은행 소유 부동산이 공매로 나왔다. 당시 하나은행은 27곳을, 국민은행은 10곳을 매물로 내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통·폐합 된 영업점을 비롯해, 기숙사, 연수원, 운동시설 등 공동 시설도 코로나 이후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매각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유휴부동산 매각이익을 보면 국민은행의 유휴부동산 매각이익이 지난해 636억원(11건)으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매각 건수가 17건으로 국민은행보다 많았지만 매각이익 규모는 55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은행(1건, 20억원), 우리은행(1건, 2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유휴부동산 매각은 영업점포 축소와 맞닿아 있다. 코로나19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 수가 감소함에 따라 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는데, 비대면 금융이 널리 확산한 상황에서 수익보다 인건비·임대료 등 유지비용이 더 나가는 상황을 없애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신한은행은 서울상수도사업본부 출장소를 서소문2청사 출장소로 통합했고, 경기도청 출장소를 오는 4월부터 수원역으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우리은행은 지난해 광주금호지점, 구성역지점, 대림동외국인금융센터 등 영업점 및 출장소 20곳을 통폐합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역별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 영업점을 묶어 공동영업을 하는 같이그룹(VG) 제도를 시행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정책도 수립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유휴부동산 매각은 체질개선의 과정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영업 이익에서 판매관리비(인건비에 임차료 등 비용을 더한 금액)가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 경비율(CIR)은 지난해 4대 은행이 44~54% 가량을 기록했는데, 점포운영 등에 따른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고 자산매각을 통해 불필요한 세금 지출을 줄이려는 행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몸집을 줄이고 디지털 중심의 영업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빅테크와의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선 비용 절감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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