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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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0·30’세대, 단기자금 집중 유입

- CMA보다 최대 3배 금리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저축은행이 출시한 이른바 '파킹통장(보통예금·저축예금·기업자유예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 새 3조원에 가까운 돈이 밀물처럼 유입된 것이다. 하루만 맡겨도 연 2.0% 안팎의 이자를 지급해 20·30세대의 이른바 ‘투자용 실탄 창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의 보통예금이나 증권사 종합관리 계좌(CMA)보다 많게는 세 배 이상 금리가 높아 젊은 층에게 잠시 돈을 맡겨두는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파킹통장'은 예치금액이나 기간, 입출금 횟수에 상관없이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개인만 가입 가능한 저축예금과 주로 자영업자만 들 수 있는 기업자유예금, 보통예금이 '파킹통장'으로 불린다.

3일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SBI·오케이·웰컴·애큐온·JT친애·신한·하나·KB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파킹통장잔액은 3조9,85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783억원)보다 2조8,074억원 급증했다.

우선 조사대상 저축은행 중 웰컴저축은행의 20·30세대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연 2.0%)’ 가입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30대가 47.4%에 달했다. 40대가 28.0%를 기록했으며 20대가 12.7%를 나타냈다. 개인사업자 예금상품인 ‘웰컴 사장님사랑 보통예금’은 40대 고객비중이 38.0%로 가장 높았지만 30대(26.2%)의 유입도 눈에 띄게 높다.

이런 사정은 저축은행 파킹통장의 예금금리가 연 1.5~2.0% 수준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CMA 금리 연 1.0% 수준인데,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타 목적의 투자자금을 잠시 맡기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킹통장의 높은 고객유인 효과로 저축은행별 마케팅 전략도 이목을 끌고 있다. 상품 특징이 공개된 일부 저축은행을 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월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채널 전용 상품 ‘페퍼룰루 파킹통장’을 선보이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페퍼룰루 파킹통장은 예치 금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300만원 이하의 예치 금액까지는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며 300만원부터는 이보다 낮은 연 1.5%가 적용된다. 최고 2억원까지 예치할 수 있다.

상상인저축은행도 모바일앱 ‘뱅뱅뱅’ 전용 파킹통장 상품을 내놨다. 이들이 선보인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은 출시 3일 만에 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연 1.6%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예치 기간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3개월 이상일 경우 연 1.7%, 6개월 이상은 연 1.8%, 9개월 이상은 연 1.9%의 금리가 적용된다.

OK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인 ‘OK대박통장’은 예치금 30억원 이하에 연 1.4% 금리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의 ‘직장인사랑보통예금’과 JT저축은행의 ‘비대면 보통예금’도 대표적인 파킹통장 상품으로 각각 연 2.0%, 2.1% 금리를 준다.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정기예금 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젊은 층의 자유입출금식 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단타 목적의 주식 투자자금을 잠시 맡기는 용도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파킹통장에 돈이 대거 몰리자 일부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부담이 큰 탓”이라며 “통상 고객 확보를 위해 입출금이 제한되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자유입출금식 상품의 금리를 높게 유지하지만, 자유롭게 예치가 가능한 파킹 통장의 잔액이 불어나면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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