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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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4조1,070억원

- 1년 새 49.3% 급증…“코로나19 대출 리스크 관리”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 그룹의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이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로 코로나19로 짙어진 금융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신용손실충당금은 신용으로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장부상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이다. 충당금 전입액이 늘었다는 것은 집행된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총 4조1,070억원으로 전년(2조7,511억원) 대비 49.3%(1조3,559억원) 늘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신한금융이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이 같은 기간 9,508억원에서 1조3,906억원으로 46.3%(4,398억원)나 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다.

KB금융은 6,703억원에서 1조434억원으로, 하나금융은 7,558억원에서 8,886억원으로 각각 55.7%(3,731억원)와 17.6%(1,327억원)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도 3,742억원에서 7,844억원으로 109.6%(4,102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금융그룹 내 은행 계열과 비은행 계열 자회사의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주요 금융그룹들의 신용손실충당금 확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차원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아직 대출에서 눈에 띄는 부실 징후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말 4대 시중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전년보다 일제히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2019년 말 0.24%에서 지난해 말 0.17%로 0.07% 포인트나 개선됐다. 시중은행 중 최저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0.26%에서 0.24%로 0.02% 포인트 하락했다. 이외에 하나은행은 0.20%에서 0.19%로, 우리은행은 0.30%에서 0.25%로 각각 개선됐다.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 잔액도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NPL 잔액은 8,7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72억원)보다 17.5% 줄었다. 신한은행의 NPL 잔액도 1조1,360억원에서 1조100억원까지 축소됐다. 하나은행의 NPL 잔액은 9,220억원으로 6.2%, 우리은행은 8,550억원으로 12.7% 각각 줄었다.

문제는 ‘깜깜이’ 여신이다. ‘코로나19’ 대출 만기와 이자 상환 유예를 6개월 더 연장해주면서 수치상으론 안정적이지만, 실제론 불안정한 깜깜이 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주요 은행 5곳(신한·우리·하나·국민·농협)만 살펴보면 지난 17일 기준 코로나19 피해 대책 관련 대출 원금 만기와 이자 납기 유예 규모는 73조2,131억 원, 총 29만7294건이다. 여기에 대출원금을 나눠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6조4,534억원)과 이자(455억원) 유예 조치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79조7,120억원에 이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장기화로 경기회복 신호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만기연장과 이자납입 유예 조치가 6개월 더 연장되면서 금융그룹 입장에선 부실화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각종 금융지원책이 종료될 경우 ‘깜깜이’ 여신이 표면상으로 드러나면서 건전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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