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엄마손맛
▲ⓒ김수미의 엄마손맛

​반찬가게가 각광받는 시대다. 몸에 좋은 음식과 반찬은 마음도 건강하게 한다. 한의사 김대복 박사가 순수와 아름다운 맛이 숨 쉬는 수미(粹美) 반찬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의 운을 기원하는 여러 풍습이 있다. 등불 밝힌 채 밤을 지새우고, 액막이연을 날리고, 다리 밟기를 하고, 달맞이 등을 한다. 부럼, 귀밝이술, 오곡밥, 약밥 등을 먹으며 건강과 복을 빈다. 또 햇볕에 말린 호박고지, 오이고지, 고사리, 무시래기 등의 묵은 나물을 물에 씻어서 먹는다.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월 대보름 먹거리 중 하나인 호박고지는 애호박을 동그랗게 썰어서 말린 것이다. 고지는 식감이 고기를 씹는 것처럼 쫄깃쫄깃하다. 호박은 고지 외에도 볶음, 죽, 전, 식혜, 차, 찜으로도 먹는다. 또 시루떡, 생선찜, 된장찌개, 샐러드, 제빵재료 등에 넣기도 한다. 또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호박씨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메뉴도 가능하다.

호박은 영양학적으로 매우 뛰어나다. 면역력, 시력, 세포 활성화에 좋은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다. 전신건강에 관여하는 칼륨과 장내 환경개선에 도움 되는 식이섬유도 넉넉하다. 호박씨에는 섬유질과 마그네슘이 많고, 정자 활동성을 높이는 아연도 함유돼 있다. 기억력과 연계된 마그네슘, 뇌의 활력을 촉진하는 구리도 듬뿍 들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호박을 남과(南瓜) 또는 왜과(倭瓜)로 표기한다. 달고 따뜻한 성질의 호박의 주된 효능은 보중익기(補中益氣)다. 소화기관을 보(補)하여 기운을 북돋는 약재로 쓰인다. 호박이 소화불량이나 만성위염인 사람에게 좋은 이유다. 호박에 많은 비타민A는 손상된 위 점막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다른 효능은 지해평천(止咳平喘)과 해독소종(解毒消腫)이다. 기침과 가래를 멈추게 하고, 천식을 완화시킨다. 몸 안의 독소 배출로 부기가 빠지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기침과 천식, 부종에 처방을 했다. 다만 산후에 몸이 부은 경우는 호박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음식 궁합은 들깨가루, 팥, 꿀, 새우젓 등과 잘 맞는다. 고소한 맛의 들깨는 호박의 식감을 부드럽게 해준다. 팥은 호박에 부족한 비타민 B1의 보충에 좋고, 꿀은 원기회복과 위장 기능을 촉진시킨다. 다만 호박과 무의 동시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무의 영양소인 비타민C 흡수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김대복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김수미의 엄마 손맛’을 운영하는 식치기업 씨와이비(CYB)의 대표이사다.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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