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가게가 각광받는 시대다. 몸에 좋은 음식과 반찬은 마음도 건강하게 한다. 한의사 김대복 박사가 순수와 아름다운 맛이 숨 쉬는 수미(粹美) 반찬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
겨울에 음식 앱이나 인터넷에서 검색이 크게 느는 게 팥죽이다. 검색은 12월에 폭증해 1월과 2월에도 꾸준히 이어진다. 12월의 폭발적 증가는 동지와 관련 있다. 1년 중 가장 밤이 길고, 낮이 짧은 동지는 매년 12월 22~23일쯤이다. ‘작은 설’로 통하는 이날에는 예부터 팥죽을 먹었다. 그래야 한 살을 더 먹는 것으로 믿었다.
붉은 팥죽은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僻邪)의 의미도 있다. 옛사람은 팥죽을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려서 가족의 무탈을 기원했다. 전염병이 돌 때는 팥을 우물에 뿌렸다. 이 같은 전통의 영향으로 한 겨울에는 팥죽 수요가 는다.
팥죽에 들어가는 팥과 찹쌀은 궁합이 잘 맞는다. 팥은 성질이 찬 반면에 찹쌀은 따뜻하다. 둘은 상호작용으로 소변 배출의 적정 기능과 소화력을 증진시켜 몸을 건강하게 한다. 영양소가 풍부한 팥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게 한다. 찹쌀로 만든 새알심은 위장을 강화한다.
단맛이 은은한 팥은 많은 요리의 첨가물로도 활용된다. 시루떡, 팥빙수, 팥빵의 주요 재료가 된다. 팥고물과 팥소는 전통 한과를 만들 때 쓰인다. 팥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성장중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게 필수아미노산이다. 또 피로회복과 소화력 개선, 모발과 피부 건강에 유용한 비타민B1가 듬뿍 들어있다. 또 노화예방 및 항암과 연관되 사포닌, 나트륨 배출에 도움 되는 칼륨도 풍부하다.
한의학에서는 팥을 적소두(赤小豆)로 표현한다. 독이 없는 팥은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몸의 열과 부기, 습(濕), 농(膿)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산 후 부종에는 잉어와 팥을 넣고 팔팔 끌인 물을 마시기도 했다. 팥을 장복하면 몸이 건조해질 수도 있다. 팥의 강한 이뇨작용 때문이다. 특히 몸이 차갑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서늘한 성질인 팥의 장복은 피하는 게 좋다.
▶글쓴이 김대복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김수미의 엄마 손맛’을 운영하는 식치기업 씨와이비(CYB)의 대표이사다.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 원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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