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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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바야흐로 유통가 '라이브 커머스 방송' 춘추전국시대다. 코로나 사태 속 이같은 라방이 유통가 대세로 부상하면서 당초 방송 기반, 생방송 판매 주력 채널인 홈쇼핑업계가 분주해지고 있다. 

기존엔 20~30대 MZ세대 포섭 차 모바일 실시간 소통 기반 라방을 구색상 갖춰온 성격이 짙었던 TV홈쇼핑업계가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며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TV홈쇼핑 주력 소비층은 40~50대다.

11일 TV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TV 채널에 대한 위기 의식 속 모바일 채널,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업계는 CJ오쇼핑 1시간 내외 '쇼크라이브'를 통해 일찌감치 2017년부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도입해왔다. 이후 GS홈쇼핑 '모바일 라이브', 현대홈쇼핑 '쇼핑라이브', 롯데홈쇼핑 '몰리브', NS홈쇼핑 '띵라이브' 등 홈쇼핑업계 라방이 잇따랐다. 

케이블 등 TV 생방송 홈쇼핑 방송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지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같은 생방송이라도 모바일 기반이라는 점, 무엇보다 실시간 채팅을 통한 소통을 꼽을 수 있다. 

라방은 온라인·모바일 영상 기반 OTT 실시간 채팅을 체화한 20~30대 MZ세대 타깃으로는 최적화된 판매 채널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까지 TV홈쇼핑업계는 인스타그램 라방, 네이버TV 등 송출 채널 다양화 등 라방 소비층과의 접점 확대를 지속하면서도 '재승인 등 규제'도 받지 않는 라방이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급성장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온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첫 100조를 넘어섰다. 이와 맞물려 라방이 유통업계 전반 비대면 판로 대세가 되고 소비층도 MZ세대에서 전 연령대로 확대되자 TV홈쇼핑업계도 살짝 걸치던 수준이던 데서 담당 인력과 방송 횟수, 콘텐츠 등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미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도 12시간 연속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한 CJ오쇼핑은 상황을 보면서 연중 추가 방송도 기획할 예정이다. 기존 자체 라방 고정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또 라방을 위해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 상품도 개발하고 모바일 중심 마케팅도 강화한다. 

GS홈쇼핑도 올해 미디어 커머스를 강화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핵심 사업 역량 제고 전략을 공식화했다. GS홈쇼핑 중복 제외 모바일 앱 다운로드만 3900만건을 넘어선 상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늘었다. 회당 매출도 평균 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회당 평균 시청자수도 2~3만명 가량이다. 올 상반기 중 라방 운영 인력과 전문 쇼호스트를 늘릴 예정이다. 방송 횟수도 주 50회 이상, 고정 프로그램도 2배 이상 확대한다. 

롯데홈쇼핑은 전담 부문 신설로 급성장세인 모바일 생방송 시장 대응에 나섰다. 모바일 생방송 전문 프로듀서, 상품기획자 등 30여명 규모의 콘텐츠 부문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현재 20명 수준으로 올해 추가 영입을 지속한다. 또 MZ세대 타깃 이색 콘텐츠는 물론 TV홈쇼핑 주력 소비층 40~60대 특화 콘텐츠까지 기획하는 모바일 생방송 콘텐츠·서비스 전략 전담 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 라방 주간 방송 횟수도 늘리고 2월 내 개방형 형태로 개편한다. 정기 방송도 추가한다. 

롯데홈쇼핑은 최근엔 유통그룹 강점을 살려 계열사 협업을 통한 판매 콘텐츠 차별화도 가시화했다. 롯데백화점 돌체앤가바나 매장 현장 생중계, 롯데제과 과자 구독 서비스 판매 등을 진행한 것이다. 

식품 전문 NS홈쇼핑은 '띵라이브 사랑쇼' 론칭 등 시범 사업을 함께 해온 미디어 커머스 전문 스타인티비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콘텐츠 강화, 인플루언서 확보에 나섰다. 이번 협약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 기획 제작, 제품 판매, 인플루언서 공급 등 업무를 함께 한다. NS홈쇼핑은 전반적인 마케팅을 맡고 스타인티비는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공급을 맡는다. 

그동안 홈쇼핑업계는 라방을 녹화 방송 기반 데이터 홈쇼핑 '티커머스' 생방송 보완 대체 채널쯤으로 여겼다. 정부 티커머스 생방송 허용 검토 논란이 일었던 당시 TV홈쇼핑업계는 "현재 채널 역할이 어느 정도 나뉜 상태다. 이는 시장 질서 교란"이라며 "티커머스가 생방송이 필요하다면 라방을 활성화하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홈쇼핑업계는 보유 중인 티커머스 채널을 중소기업 인큐베이터 채널로서 활용하고 있다. 

K쇼핑·SK스토아·W쇼핑·신세계TV쇼핑·쇼핑엔티 개별 티커머스업계는 라방을 경쟁 채널로 인식해왔다. 티커머스업계는 라방을 강화하면서도 본질적으로 TV홈쇼핑업계를 아울러 업태 기반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국 라방 시장과 기존 채널 시장은 제로섬 싸움이 아니라 공생 공존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티커머스업계는 모바일 생방송에 대해 "여러 사업자가 시도하고 있어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홈쇼핑 사업 기반을 깰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인식했다. 이어 "달리 보면 라방은 조금 다른 사업"이라며 "시장이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상황이 아니라 세그먼트,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TV홈쇼핑도 1995년 시작 이후 25년 사이 오픈마켓, 온라인·모바일 시장 확대 속 사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현재 성업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홈쇼핑업계 전반적인 노력과 맞물려 그동안 제품 품질 등 홈쇼핑 채널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향후 티커머스 등 TV홈쇼핑업계는 자체 채널에 최적화한 방식으로 라방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면서 이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대 포섭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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