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딜링룸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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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둥절’에 주는 전문가 조언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스피 3000 시대라는데 도대체 내가 산 주식들은 왜 이럴까?”

코스피가 3000을 찍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시기다. 내산 산 주식을 언제 팔고 또 다시 사야하는지 이른바 ‘삼천둥절(코스피 3000+어리둥절의 합성어)’을 겪고 있는 투자자도 부지기수다. 지난 9일 기준 코스피는 장중 3110선을 회복하며 여전한 상승세지만 주식 계좌는 마이너스(-)여서 울적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20대 미혼 여성 윤 모씨는 “작년 상승률이 1100%나 되는 바이오 종목을 매수했는데 하한가를 기록했다”면서 “주가 급등락이 심해서 손해보고 파는 바람에 원금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증시호황. ‘사팔사팔(사고 팔고 사고 팔고)’에 의문이 드는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 “섣불리 시장을 예측하지 마라”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정보에 현혹되고 있는 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사람들이 주식으로 인생을 바꾸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 15%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투자업계에서도 ‘초고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강세장이라도 모든 종목이 오르지 않는단 점에서 시장을 쉽사리 예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단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96개 주식 종목의 지난해 등락률은 연초 대비 오르지 못한 종목이 전체의 33%나 됐다. 작년 같은 역대급 강세장에서도 상승세를 타지 못해 주주들이 가슴을 친 종목이 많았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의 손실이 막대하다”면서 “과거 박스권이었던 코스피 기억에 매몰돼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플레이는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좌가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반도체와 2차전지 같은 주도주가 없고, 지나치게 잦은 매매를 했고, 자신이 산 회사의 가치를 모르는 경우 등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 “단기 매매 반복되면 결국 좀비 계좌”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저가 매수보다는 비싼 가격이라도 시장 중심 기업에 투자해야 하고, 단기 매매를 지양해햐 한 단 것이다.

대형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20년 이상 시장 경험을 가진 사람도 단기매매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매도 시점을 고민한다면, 경쟁 업체가 너무 세거나, 시장이 더 성장하지 않거나, 오너 리스크가 있는 경우에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하는 국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코로나 피해주, 친환경주, 금리 상승 수혜주 등을 매수하면서 뚝심 있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섹터를 고르고 그 안에서 경쟁력 갖춘 기업을 고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 “초심자는 ETF에 투자하라”

특정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인 ‘ETF(상장지수펀드)’를 주목할 필요도 있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20대라면 공격적으로 주식 100% 비중으로 투자를 해도 무방할 수 있으나 나이가 들수록 변동성을 견디지 못할 수 있으니 ETF 투자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ETF는 펀드지만 개별 주식처럼 시장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다양한 ETF가 나와있어 업종별, 테마별,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말 기준 ETF 자산가치 총액은 54조2,0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056억원(4.2%) 증가했다. 유입된 자금에 주가 상승분까지 포함해 2조원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도 5조7,217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1월 말 기준 성적이 가장 높은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다. 이 기간(20년3월31~21년1월29일) 474% 급등했다.

◆ “조급해 하지마라”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의 말을 인용해 “친구들이 부자가 되는 것만큼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실적, 수급, 금리 등 시장 환경이 매우 우호적인데, 늦었다고 해서 너무 공격적으로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덜 오른 주식들 중에서 잘 고르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할 기업에 대해 3~4년 동안 꾸준히 공부하면서 시드머니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남들 다 돈 벌고 있는데 나는 언제 벌까’ 조급해 말고 다양한 투자 경험을 통해 자기 신념과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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