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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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펀드 사태 여파…비이자 이익 줄고

- 충당금 쌓느라 실적 추락

- 빅테크와 각축전 ‘가시밭길’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1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수익원인 대출자산이 10% 가량 늘었음에도 코로나19로 초저금리에 진입하면서 이자마진이 줄었고 부실 우려에 쌓은 충당금 등이 원인이다. 지난해 2~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익을 금융지주가 거둬들인 배경엔 주력인 은행보다 증시호황을 누린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영향이 크단 분석이다.

8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적을 발표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IBK기업은행)의 순익은 4~10.8%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2조77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10.8% 줄어든 액수다. 이어 우리은행도 해당기간 9.45% 줄어든 1조3,63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6.1% 줄어든 2조101억원의 순익을 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2,982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5.8%나 줄었고, 기업은행도 전년보다 4.1% 줄어든 1조5,479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조사대상 은행의 원화대출 총량이 전년보다 10% 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순익 감소는 이례적 결과다. 은행별 원화대출 증감 폭을 보면 기업은행이 전년보다 13.13%(234조원), 신한은행이 10.6%(249조원), 국민은행이 9.9%(295조원)나 증가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9.8%(241조원), 하나은행은 9.5%(239조원)나 늘었다.

업계는 순익 감소의 원인을 두고 기준금리 하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연스레 시중금리가 내려가면서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인 순이자마진은 조사대상 은행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순익 감소폭이 가장 큰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은 1.37%로 전년보다 0.17%포인트 축소됐다. 이외에도 조사대상 은행 전부 0.10%포인트 이상 대폭 줄었다.

충당금 적립도 이유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관련해 만기 연장된 대출은 115조원(2020년 12월 14일 기준)이다. 은행 입장에선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일부 은행에선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손실 반영도 영향을 미쳤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과 국민을 보면, 신한은행은 6,802억원으로 전년보다 93.6% 충당금을 늘렸고, 국민은행은 전년보다 244.6% 증가한 3,901억원을 적립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사정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면서 “금융당국의 대출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로 ‘깜깜이’ 여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늘려나갈 경우 자연스레 실적 하락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빅테크(네이버, 카카오)의 유사 은행업 진출로 먹거리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순익 하락은 여전하지 않겠느냐”면서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서 펀드라도 팔아 수수료를 남겨야 하지만 ‘사모펀드’ 사태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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