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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3분기 중기대출 78조2,400억원…전년 동기 보다 15.4% ↑

- “코로나19 부실 대비…자산운용 전략 재수정 필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내준 대출이 1년 새 10조원 이상 늘면서 대손충당금 역시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한 계정이다. 쉽게 말해 대출 실행 이후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해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금인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여신 영업이 주력은 아니지만 저금리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과 코로나19에 시중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중소기업의 대출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코로나19가 장기국면에 접어들면서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선 것인데, 대외불확실성이 여전히 커지고 있는 측면을 고려해 자산운용에 있어 전략적 재수정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부실채권이 증가할수록 충당금 적립을 늘려야 하기에 순익 하락이 불가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지난해 3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8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7조7,800억원) 대비 15.4% 증가한 액수다.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도 3조원 가량이 단기간에 불어났다.

중소기업대출의 형태를 보면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21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4,900억원)보다 17%나 늘었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15조5,400억원에서 18조9,700억원으로 1년 새 22% 뛰었다.

이러한 중소기업대출 증가에 지난해 3분기 말 보험사들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2,241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1,533억원) 대비 46%나 증가한 액수다.

주요 보험사만 살펴보면 생명보험사 빅3 중 교보생명이 전년 3분기(189억원) 보다 77.3%(335억원) 늘어난 524억원을 쌓았고, 삼성생명도 43억원에서 69억원으로 62%(26억원) 증가했다. 한화생명은 전년(21억원)보다 6.7% 증가한 22억원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와 하나손해보험이 각각 315억원, 137억원을 쌓아둬 가장 많았다. 이외에 ▲한화손해보험(118억원) ▲DB손해보험(101억원) 등이 100억원 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급증에도 연체율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16%로 9개월 전인 지난 2019년 말(0.18%) 대비 0.02%포인트 감소했다.

업계는 중소기업 대출의 급증세를 두고 보험사의 수익성 향상 노력과 대출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현실화된 제로금리 상황에서 자산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를 받아들이고 있단 분석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통해 올리는 자산운용 수익률은 최소 3% 안팎부터 시작해, 경우에 따라 높게는 8%에 육박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늘어난 대출을 흔히 ‘깜깜이 여신’이라 부르지 않느냐”면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단 것을 보험사 스스로 인식하면서 선제적으로 관리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익률 자체가 높다보니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보험사들은 올해 본격화 될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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