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권봉석 LG전자 사장. ⓒLG전자

- 23분기 연속 적자 등 부진…권봉석 사장, “모든 가능성 열어둬”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LG전자가 MC사업부의 운영을 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 사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CEO 사장은 20일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본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철수설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그간 LG전자 측은 철수설에 대해 “사실 무근”으로 대응해왔지만, 이번 사내 이메일을 통해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도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의 LG전자 게시판에 “MC사업부가 인력의 60%를 타 사업부로 이동시키고, 30%를 잔류, 10%는 희망퇴직을 받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철수설이 또 한번 떠오른 바 있다.

이날 LG전자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피처폰 ‘황금기’ 이후 스마트폰 늦은 대응, 도태로 이어져
과거 LG전자는 ‘싸이언(Cyon)’ 시절 피처폰 시절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잇따라 출시하면서 모바일의 흥행을 이끌었다. 특히 초콜릿폰의 경우 글로벌 2,000만대 이상이 판매되면서 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된다. LG전자의 상대적으로 늦은 대응이 그 이유로 손꼽힌다. 초기형 ‘옵티머스’ 시리즈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 다소 늦게 진입하면서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출시된 G4, G5 시리즈에서도 하드웨어 기기들의 이격 문제, 카메라 품질 문제 등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여기에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 대응에서도 미흡했다는 평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스마트폰 투트랙 전략을 재정비했다. 기존 보편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은 ‘유니버설 라인’으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사용성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로’ 이원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첫 번째 제품은 ‘LG 윙’이였으며, 올해 상반기 공개될 ‘롤러블폰’이 두 번째다. 다만 LG 윙의 경우 출시 이후 꾸준하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국내 누적판매량은 10만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LG전자는 그간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중저가 5G 보급형 모델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었다. LG전자의 ODM 비중은 60~7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MC사업부 축소·매각 등 다방면 검토
구체적으로 권 사장이 MC사업부의 ‘철수’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언급에서 업계는 사실상 사업 철수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MC사업본부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거나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이다.

롤러블폰 등 하이앤드 스마트폰은 자체생산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ODM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남은 인력들을 타 부서로 배치한다는 것이다. 특히 HE사업본부는 TV, 모니터 등을 담당하고 있어 스마트폰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일각에선 MC사업부 자체를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CES 2021에서 ‘롤러블폰’을 공개한 것을 두고도, 자사의 기술력을 강조해 업체에 매각할 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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