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동무. ⓒ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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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공산주의 광풍 속 '스탈린 폭정'에 강제 지배 당했던 '에스토니아' 현실 다뤄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에스토니아는 13세기부터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독일, 러시아 등 여러 외세에 침략을 받아온 북유럽국가다. 18세기 초인 1721년부터 재정 러시아의 지배 하에 놓였던 에스토니아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거의 200년에 가까운 오랜 속박에서 벗어나 1918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독립을 쟁취한다.

하지만 1939년 나치 독일과 소련은 ‘독·소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게 되고 에스토니아는 또 다시 소련의 지배를 받게 된다. 소련에 강제 병합됐던 에스토니아는 1991년 독립국가의 지위를 획득한다.

영화 ‘나의 작은 동무(원제: The Little Comrade)’는 소련 스탈린 공산 정권 하에서 고통받던 1950년대 에스토니아를 어린 소녀의 시각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이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나의 작은 동무. ⓒ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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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거짓 없이 바라보는 소녀 ‘렐로’(헬레나 마리아 라이즈너)는 엄마 ‘헬메스’(에바 콜디츠)가 내무인민위원회(NKVD) 소속 ‘파울’(주한 울프삭)에게 국가 반역죄로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렐로는 학교 교장이었던 엄마가 에스토니아 국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제자들에게 에스토니아인의 정체성을 가르쳤던 것이 왜 죄가 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펠릭스’(탐벳 투이스크)는 시베리아 수용소로 끌려가게 될 아내 헬메스를 참담한 심정으로 배웅한다. 렐로는 착하게 지내고 있으면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는 엄마에게 그러겠다고 다짐하며 아빠 곁에서 재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렐로의 바람과 달리 공산당 권력을 등에 업고 횡포를 부리는 파울은 한때는 친구였을 이 동창생 부부 가정에 대한 악행을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는 펠릭스가 과거 에스토니아 육상선수로 활약할 때 받은 메달을 찾아내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다.

메달에 대해 아빠와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한 렐로. 하지만 메달이 있는 곳을 알려주면 엄마에게 도움이 된다는 파울의 거짓말 앞에 어린 소녀 렐로의 마음은 흔들린다.

▲나의 작은 동무. ⓒ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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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비극과 영상미 조화…뛰어난 완성도의 영화

이 영화는 스탈린의 공포가 지배하던 1950년에서 1953년 사이 에스토니아의 참담했던 현실을 교육자 가정의 한 소녀가 겪는 가족 붕괴 위기를 통해 재조명한다. 총성도 포화도 없이 조용하고 단순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한 가정을 옥죄어오는 비극의 그림자는 무섭기만 하다.

순수한 아이의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굴절된 어른세계에 대한 유머,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과 아름다운 풍광의 영상미 넘치는 화면은 더없이 평온한 느낌을 주지만, 이를 파괴할 잔인한 폭력이 언제 덮쳐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유지되는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인물의 감정 연출 또한 탁월하다. 특히 부모가 싸우거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죄책감을 느끼는 아동심리를 잘 묘사했다. 햇살처럼 밝고 순수한 소녀 렐로를 통해 그 심리를 섬세하게 연출해내고 있어 극에 대한 공감과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다.

또한 ‘태양의 제국’(1987), ‘조조 래빗’(2019)과 같이 어른들이 만들어낸 전쟁 혹은 폭압적 환경 한가운데 던져진 아이의 시각을 통해 과거 역사를 되짚어보는 영화들과 괘를 같이하는 면도 있다.

▲나의 작은 동무. ⓒ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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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작가인 렐로 툰갈의 자전적 소설 ‘꼬마 동무와 어른들’과 ‘벨벳과 톱밥’을 바탕으로 한 영화 ‘나의 작은 동무’는 에스토니아 공화국 100주년 작품으로 제66회 베를린영화제 유리메이지 프로덕션 발전상 특별언급, 제70회 로카르노영화제 프로-퍼스트룩, 제23회 플래시 포워드 부문 BNK부산은행상 수상 등을 기록했다.

한편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무니카 시멧츠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원작 소설이 동시기 사회상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여섯 살 여자아이의 시선이라는 차별화된 관점을 차용해 격동의 시기를 그려낸 점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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