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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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지가 현실화율 제고 따른 토지비 상승이 결정적

- 강남권 재건축 단지 비롯해 둔촌주공도 기대감↑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강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가 분양가 규제에도 불구하고 3.3㎡당 5,668만원으로 정해지며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분양가상한제'와 '공시지가 현실화율 제고' 두가지 정책이 동시에 시행되면서 기존 HUG 기준보다 오히려 분양가가 늘어난 것.

이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조합들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의 일반분양가가 3.3㎡당 5,668만6,349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역대 최고 분양가로, 이전 최고가는 지난해 3월 공급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이 기록한 3.3㎡당 4,849만원이었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문제로 줄다리기를 해왔다. 분양가가 합의되지 않자 아예 후분양으로 전환하고 일반분양 물량을 통매각하려다 실패하는 등 갈등을 겪다 결국 분양가상한제를 택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율 제고 방침에 따라 토지비가 오르자 분양가상한제를 택한 게 오히려 이득이 됐다. 분양가 산정에는 토지비가 60~70%가량 차지하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한국부동산원에서 토지비만 4,200만원으로 책정받았다. 이어 지난 8일 서초구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건축비가 3.3㎡당 1,468만원으로 정해지면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게 됐다.

조합은 관련 절차를 마무리 짓고 오는 3월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2,990가구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224가구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로 지지부진하던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 추진 동력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일반 분양만 4,700여 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주공은 지난해 12월 직무대리인을 선정하고 분양가를 책정받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남권 단지인 신반포15차, 신반포4지구 역시 사업 진척 기대감이 높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를 통제하려 했지만, 한편으로 공시지가도 같이 올리면서 결국 이전보다 분양가가 높아져버린 결과가 나왔다"며 "정부가 과거 HUG기준 분양가보다 5~10% 떨어질 것이라고 했던 것을 고려하면 정책 충돌이 일어나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향후 둔촌주공을 비롯해 강남의 여러 단지들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앞으로 래미안 원베일리와 같은 현장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이같은 현상은 기존 HUG의 기준이 현실을 그만큼 반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택지비와 건축비라는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HUG 분양가보다는 높긴 하지만 향후 이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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