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코로나 사태 속 비대면 온라인·모바일 구매는 유통업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구매가 중심이 됐다는 것보다 코로나가 소비자를 바꿔놨다는 것이야말로 업계가 미래를 준비하며 직시해야 하는 부분이다. 

코로나발 새로운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소비 패턴을 감안하고 미래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업계 비중이 큰 전통 오프라인업계 위기 극복은 '우리 매장만이 줄 수 있는 감성 집약적 경험' 리테일 테라피, 힐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후원, 유통산업연합회 주최, 대한상의 주관 '제8회 유통산업주간 개막 컨퍼런스'에서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 교수는 "'코로나19'는 리테일 미래를 적어도 5년 정도 앞당겼다"며 "비대면 코로나 최대 수혜자는 배달업체다. 오프라인 기반 외식업계와 엔터, 우버 등 공유업계, 항공업계, 쇼핑몰과 백화점업계는 피해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어스부터 토이저러스, 포에버21, 니만 마커스까지 광범위한 파산 등으로 오프라인 리테일러가 위기를 맞은 지는 오래"라며 "이제 온라인 기회는 명품과 신선식품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로 온라인 신선식품은 힘을 받고 있다.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은 "지난해 대비 올해 3월과 4월 코로나 확산과 함께 온라인 육류 판매 주문량은 20% 이상 폭증했다. 국내 확진자 1000명 이상인 날도 주문이 폭등했다"고 전했다.

장 본부장은 "이커머스업계가 많이 취급하면서 신선식품 춘추전국 시대"라며 "코로나로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신선식품이 넘어서야 할 부분도 지적했다. 바로 오프라인이 줄 수 있는 만지고 냄새 맡는 오감 경험이다. 장유성 본부장은 "오프라인에서는 소비자 스스로 만지면서 신선도를 판단한다"며 "온라인에서는 그같은 경험을 살려주지 못한다는 큰 결함이 있다"고 했다. 

장 본부장은 "온라인 신선식품은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라며 "제품 신선도를 직접 볼 수 없고 배송 시간 등 배송 신뢰 문제야말로 온라인으로 구매 컨버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유통업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 전략으로 이날 전문가들은 다양한 ICT기술과 빅데이터 접목, 그리고 이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꼽았다. 이미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디지털화, 데이터를 통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유성 본부장은 "데이터로 정보의 선순환이 일어나야 하지만 사실 선순환보다 악순환이 많이 일어난다"며 "결국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가 좋아야 고객 충성도가 올라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 

황지영 교수도 "온라인 강점은 바로 데이터"라며 "이제 소비자들이 언제, 얼만큼, 왜 구매했는지 정형·비정형 데이터로 쇼핑 패턴과 소비 심리까지 분석해 어떤 제품을 구입할지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안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지영 교수는 "'코로나19'로 변한 소비자와 소비 패턴은 결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적절히 대응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응 핵심엔 M세대, Z세대로 대변되는 차세대 소비자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이 미래 전략의 기반이 돼야 한다. 

개별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자신들의 매장을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남으려면 그같은 독특한 소구점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힐링, 리테일 테라피를 구현하는 아날로그 감성 매장이 일례다. 디지털 세대인 차세대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오히려 디지털과의 일정한 거리두기, 자발적 고립, 디지털 디톡스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이다. 

한편 유통업태별 전망도 제시됐다. 이날 박지혁 닐슨코리아 전무는 내년 백화점은 신규 출점이 있지만 여전히 업황은 좋지 않다며 명품과 가전, 리빙 부문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면세점은 향후 프리미엄 여행 패턴 전환에 따른 소비 등을 제시했다. 

특히 마트는 점포 구조조정 지속과 함께 비식품보다 식품 테넌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고형 할인점은 원스톱 쇼핑 니즈, 가성비 자체 브랜드 확대로 성장을 지속한다. 슈퍼는 매장별 편차가 가속화한다. 이커머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 어려운 시장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몰은 갈수록 개인화한다. 

또 식품업계 성장, 온라인 자체 브랜드(PB) 상품 급성장과 맞물려 식품 카테고리 PB도 확대된다. 식품군 이커머스, 특히 제과·음료 시장 기회는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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