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기업 분할안 ⓒ대림산업
▲대림산업 기업 분할안 ⓒ대림산업

- 기업 분할안 임시주총서 찬성률 99.5%로 통과

- 내년 1월 1일 DL홀딩스, DL이앤씨, DL케미칼 등 3사로 분할

- 이후 DL홀딩스 현물출자 유상증자 실시 전망

- 대림코퍼레이션이 DL홀딩스 50%이상 지배력 확보할 듯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대림산업이 주주총회에서 기업 분할안을 확정짓고 3개 회사로 새 출발한다.

당초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문사가 분할에 찬성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림산업 주주의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분할에 찬성한 게 주효했다.

이제 남은 수순은 신설 지주회사의 유상증자를 통한 지배력 확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업 분할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건설 부문과 석유화학 사업을 분할·신설시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분할 안건이 발표되자, 소액 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임시주총에서는 참석률 68.4%에 찬성률은 99.5%로 무난하게 통과됐다.

임시주총에 앞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분할 안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게 컸다. 대림산업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38%에 달한다. 또한, 13.4%를 소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찬성표를 던졌다.

분할안건이 무난하게 통과함에 따라 대림산업은 내년 1월 1일부로 지주회사 DL홀딩스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인 DL케미칼로 출범하게 된다.

분할과정은 인적 분할을 통해 DL홀딩스와 DL이앤씨로 나눈후, 물적 분할로 DL홀딩스에서 DL케미칼을 떼어내는 방식이다. 인적 분할에서 존속법인은 DL홀딩스이며, 분할 비율은 DL홀딩스 0.44대 DL이앤씨 0.55로 정해졌다.

DL홀딩스와 DL케미칼은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DL케미칼은 DL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남는다.

분할이 모두 완료되면 자산 10.1조 원에 달하는 대림산업은 DL홀딩스(자산 3.3조 원), DL이앤씨(자산 6.3조 원), DL케미칼(자산 1.4조 원) 등 3개 회사로 나뉜다.

DL홀딩스는 배원복 대표, DL이앤씨는 마창민 대표, DL케미칼은 김상우 대표가 맡는다.

내년 1월 4일 분할보고총회일 및 창립총회일을 거쳐 분할등기를 신청할 예정이며, 주식 시장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5일이다.

여기까지 기업 재편이 진행되면 대림그룹은 이해욱 회장→대림코퍼레이션→DL홀딩스 및 DL이앤씨 등으로 재편된다. DL이앤씨 아래 대림건설 등 건설 계열사가, DL홀딩스 아래는 DL케미칼과 나머지 계열사가 위치하게 된다.

이후 수순은 DL홀딩스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주식 교환을 실행하는 것이다. 

DL홀딩스는 DL이앤씨 주주를 상대로 DL이앤씨 주식을 받고 DL홀딩스 주식을 대신 발행해주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주식 교환 비율은 DL홀딩스와 DL이앤씨의 주식 가치를 비교해 결정된다. 인적 분할에 따라 대림코퍼레이션은 DL홀딩스와 DL이앤씨를 각각 23.1% 소유하는데, DL홀딩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DL이앤씨 주식을 출자하고 대신 DL홀딩스 주식을 받아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DL이앤씨의 주식 가치가 커질수록 교환할 수 있는 DL홀딩스 주식이 많아져 지배력 확보에 더 유리해진다. DL홀딩스와 DL이앤씨 분할 비율인 0.44대 0.55(약 4대 6 = 1 : 1.5)를 적용해 본다면 DL이앤씨 1주당 DL홀딩스 1.5주를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23%에 달하는 주식 전량을 출자한다면 대림코퍼레이션은 기존 23%에 추가로 약 34.5%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이해욱 회장→대림코퍼레이션→DL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는 견고해질 전망이다. 분할 전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을 23.1% 소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분은율 50% 이상으로 월등히 높아지게 된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성장성이 있는 사업회사가 지주회사보다 수요가 높기 때문에 DL이앤씨의 주식 가치가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크다. 

향후 대림그룹은 적당한 시기를 택해 DL홀딩스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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