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조인숙 기자] 한 초등학생 여자아이의 실제 사례다. 이 아이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분주하게 교실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붙잡고 가르쳐 봐도 집중은 잠깐뿐, 주변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쉽게 고개를 돌리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았다.

선생님은 여러 번 아이의 어머니를 불러 주의를 주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상담을 끝낸 의사는 아이에게 다가와 아이에게 조금만 기다려줄 것을 요청한 채 라디오를 켜고 상담실을 나갔다. 복도로 나간 의사는 어머니와 함께 창문으로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런던의 로열 발레학교에 입학했다.

1926년에 태어나 세계적 무용수이자 안무가가 된 질리언 린(Gillian Lynne)의 실화다. 로열발레컴퍼니의 일원이었고, 은퇴한 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캣츠’,‘오페라의 유령’ 등의 안무가로 활동했다. 과연 질리언 린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ADHD로 남게 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그녀가 고안한 우아한 안무를 감상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그에 대한 처방과 진단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ADHD는 현재 국ㆍ내외적으로 학령기 아동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미국의 경우 학령기 아동의 최근 유병률은 8% - 9%, 한국의 경우 5.9% - 7.6%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ADHD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검사, 그리고 과학적인 결과에 따른 대처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ADHD는 '치료'의 영역에 갇혀 있다.

수인재 두뇌과학 분당센터 이슬기 소장은 “ADHD와 관련해서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인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서 이미 충분한 임상연구를 통해 진단기준이 발표된 바 있고, 점차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인지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최근 한국에서도 원인 및 치료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진단과 치료라는 임상적 접근에 한정되어 있는 관점이며, 아이의 삶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소장은 “아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심리검사 결과가 ADHD로 나온 것은 아닐까요?” 라고 묻는 경우도 많다. 심리검사결과가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면 이런 검사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한다면 이미 정답은 정해져있다. 모든 검사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타당도와 신뢰도를 획득해야만 하고,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심리검사 도구들은 충분한 임상을 거쳐 확보된 것들이므로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아이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힘든 상황이나 문제를 호소하기 힘들고, 따라서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과 정확한 관찰결과를 전문가와 공유하고 상담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ADHD의 원인 및 치료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신체 회로 재연결을 위한 혁신적 치유기법의 대표적 예는 ‘안구운동에 의한 기억 재처리(EMDR)’와 ‘뉴로피드백’기법이다. 그 가운데 최근 활발한 검증과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가 뉴로피드백을 이용한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이다.

수인재 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전통적으로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상담치료 등이 있으나 최근에는 한가지 치료법만을 고수하기보다는 통합적 접근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 누리집에 따르면, 뉴로피드백은 주의력 저하 문제가 뇌의 특정 영역에서 저자극 현상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개발된 비약물 치료방법이다. 2008년부터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에서 다양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을 대상으로 운영된 것을 시작으로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국 뇌파 신경학회의 공식 회원사인 수인재 두뇌과학은 “효과적인 뉴로피드백 훈련을 위한 임계값 설정 기법”으로 2019년 컴퓨터그래픽스 학회에 KCI 등재 논문을 제출하여 주목받은 바 있다. 수인재 두뇌과학은 생체신호 첨단 벤처기업 (주)락싸(대표 배병훈)와 MOU를 체결하여 뇌파신호 계측과 생체 신호처리분야에서 지속적인 임상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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