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 ‘패트릭 스튜어트’·‘케이티 홈즈’·‘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출연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헨리 콜(패트릭 스튜어트)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Appassionata)’ 연주를 끝내자마자 공연장 밖으로 뛰쳐나간다. 땀에 흠뻑 젖은 그는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얻어 입에 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그는 아내의 죽음으로 겪은 심적 고통으로 2년 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다. 오랜 친구이자 매니저인 폴(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의 도움으로 복귀무대에 섰지만 무대공포증에 시달린다.

그런 그의 앞에 음악 평론가인 헬렌 모리슨(케이티 홈즈)이 나타난다. 한때 피아니스트를 지망했던 그녀는 15년 전, 줄리아드 음대에서 헨리의 마스터 클래스를 수강했던 인연을 들며 그와의 인터뷰를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한편, 아내를 잃은 상실감, 완벽한 연주에 대한 부담감,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등에 휩싸인 헨리. 

그는 고작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지켜보는 새 피아노 테스트 자리에서조차 연주를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이 때 옆에서 도움을 준 헬렌에게 헨리는 감정의 끌림을 느끼게 되고, 음악을 연결고리로 두 사람은 가까워져 간다.

◆ 정적인 영상미와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가득한 영화

헬렌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차츰 자신감을 되찾아가는 헨리. 사별한 아내에게 누구보다 헌신적이었으며, 음악이 인생의 전부인 그가 재기에 실패해 무너져 내리려는 순간 나타난 헬렌은 이제 그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가 된다.

“음악이 없었다면 인생은 실수일 뿐”이라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는 헬렌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는 찬란한 풍광과 클래식 선율이 가득한 영화다.

뉴욕 센트럴 파크와 링컨 센터, 보스턴 심포니 홀, 프랑스 페리고르 마을을 비롯해 스위스 알프스 산맥 등 한없이 푸른 숲, 잔잔한 강을 촬영한 영상미는 영화 전반에 걸쳐 눈부시게 아름답다.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다만 따뜻하면서도 차분한 치유적 로맨스 이야기가 변주를 일으키는 시점에서는 상당히 느린 흐름의 영상들이 나열된다. 이 때문에 정적인 연출이 지나쳐 감정을 전부 전달하지 못한 채 공허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패트릭 스튜어트, 케이티 홈즈,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 베테랑 연기자들의 연기력을 전부 끌어내지는 못한 인상이 느껴지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헬렌이 흘리듯 말했던 스위스 실바플라나 호숫가의 '차라투스트라 바위'를 마주한 헨리가 미소와 함께 양말을 추켜 신는 장면 등의 연출은 영화를 초콜릿처럼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게 만든다.

아울러 헨리의 감정을 대변하는 베토벤, 바흐, 쇼팽,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슈만, 리스트 등 위대한 음악가들의 연주곡은 영화관을 찾는 클래식 애호가 관객에게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마련해줄 수 있는 요소다. 19일 개봉 예정.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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