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공동 토론회 전경. ⓒKBDF
▲2020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공동 토론회 전경. ⓒKBDF

- 한국영화 제작 코로나19 직접적 피해 금액 330억 원 이상

- 배급사, 입장료 부율 조정 등 정부지원 혜택 요구

- 예년 대비 70% 이상 영화 시장 축소…영화계 공동 생존 방책 시급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영화수입배급사협회(KBDF)는 코로나 시대 영화산업 현주소 진단 및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2020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공동 토론회’를 지난 28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영화 제작, 수입, 유통사를 비롯하여 IPTV, OTT플랫폼사 등 영화산업을 구성하는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 1부는 ‘디지털 유통에 대한 현황 점검 - 함께 갑시다 OTT’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 전문 기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영화산업 공생방향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영화 콘텐츠 정당한 가격·홀드백 통한 상생 필요

발제에 나선 최광래 JNC미디어그룹 대표는 현 시기 영화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먼저, 그는 배급사에 대한 OTT 매출 배분 문제를 제기했다. 최 대표는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가입자 관람 시간을 매출액으로 산출, OTT사가 매출 50%를 가져간 후 배분하는 구조라 판권사에는 영화 한 편당 약 100원의 매출이 돌아간다”며, "가입자가 증가해도 판권사 매출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북미에서 ‘트롤’과 ‘뮬란’이 편당 19.99달러(한화 약 2만 4,000원)와 29.99달러(한화 약 3만 6,000원)에 디지털 개봉 판매되어 TVOD(편당 결제 VOD) 서비스만으로 제작비를 회수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이것이 코로나로 인한 극장 셧다운 상황에 대한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홀드백 문제를 들었다. 그는 “현재 IPTV 홀드백은 KT, LG의 경우 PVOD(프리미엄 VOD)+6주 후, SK BTV는 PVOD+1주에 월정액 서비스인 오션(Ocean)에 편성한다”며, “배급·유통사(CP사)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편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배사 영화는 PVOD+12개월 이후 선택적으로 월정액 서비스에 편성되고 있으며, 각각의 모든 영화에 가격을 책정하여 MG+RS(최소보장액+수익분할)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SK BTV의 PVOD+1주 후 월정액 서비스 편성은 곧 TVOD의 매출 감소를 의미한다”며, “기본적으로 3주간의 극장 동시서비스 이후, 적어도 1년 정도의 TVOD 서비스를 진행한 후, 월정액 서비스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 콘텐츠의 정당한 가격과 홀드백을 통해 상생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미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OTT를 TVOD의 정당한 가격과 홀드백을 기준으로 활성화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며, “1차적으로 ‘극장 동시·최초 개봉 TVOD’ 가격을 극장보다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차로 SVOD(구독형 VOD)로 가기까지 최소 1년의 홀드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콘텐츠 유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문경 홈초이스 차장은 “앞의 홀드백이 무너지면 뒤의 시장도 같이 무너진다는 것을 서로 인지하고 윈도우 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영각 인디그라운드 센터장은 “과연 IPTV 서비스라든가 OTT에 독립·예술영화의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는가? 다른 영화들과 같은 곳에서 서비스됨으로써 관객들의 선택성·자율성이 확보되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정석 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 대표는 “협의체나 협의 테이블을 꾸려서 꾸준히 얘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밑단에 있는 사람들은 똑같은 얘기만 하게 될 것”이라며, 계속적인 논의와 결론을 이끌어내는 일에 대해 영진위와 문체부에서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KBDF
ⓒKBDF

◆ “극장이 살아야 영화계가 산다”

2부에서는 코로나 시대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산업 긴급 진단을 주제로 활발한 토의가 진행됐다.

먼저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은 “예년 대비 개봉편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하지만 관객수는 누적 100만 명을 넘지 못하는 달이 나올 정도로 심각해졌다”며, “올해 최종 관객수는 6,500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코로나 대응 TF팀에서 촬영 지연·중단 등 실제 피해 금액만 포함해 아주 소극적으로 조사했을 때, 이 규모만 330억 원 정도였다”며, “문제는 앞으로 영화 제작이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크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부터 10월까지 예년 대비 70% 이상 시장이 축소되었고, 상반기에만 2,000억 원 정도의 적자가 났다. 극장은 휴관과 영업정지, 직원들은 휴직, 휴업을 이어가며 노력하는 중이고 고심 끝에 티켓가격을 올리기도 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배급사들이 극장에 영화를 걸어주셔야 한다. 그래야 그 매출이 영화계 전체에 확산될 수 있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진단했다.

◆ “위기 막기 위한 부율 조정 등 공동 생존 방책 시급”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범죄도시2’의 경우, 베트남에서 3월에 크랭크인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위기로 도망치듯 한국에 돌아왔다”며, “그 외에도 제작중인 영화는 중단이 되고, 제작이 완료된 영화는 개봉을 못하고 있는데 정부의 긴급지원사업에서 영화계가 빠졌다”고 말했다.

이정세 메가박스 영화사업본부장은 제작비 규모는 올라가는데 매출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한국영화산업의 현실을 언급하며 “현재 10편 정도의 라인업이 있다. 개봉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극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피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며 공동 생존 방법을 강구해야 되는 시기임을 강조했다.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 직행을 결정했던 권지원 리틀빅픽쳐스 대표는 극장 입장료에 대한 부율 조정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객단가는 4,000원 내외인데, 극장과 협의를 통해 부율 기준을 배급 7: 극장 3 같은 형태로 전환, 객단가를 올린다면 배급사들도 극장 개봉을 좀 더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을 지원해 준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유현택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수입배급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지원 등의 혜택이 열악하다”며, “하지만 영화수입배급사협회에서 상반기 각 회사 신작을 공동 배급, 마케팅하는 기획전을 진행하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영화계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했었다”고 소개했다. 유 대표는 “영화 시장에서 다양성을 맡고 있는 수입배급사들의 존재도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저희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혜택도 마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본부장은 “9월에 포스트 코로나 영화정책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급상승하는 비용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부터 극장만이 목표가 되지 않는 영화 정책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논의를 해보고 있다”며, “내년 4월 초 정책보고서 완성이 목표이다. 그 외의 제안 주셨던 내용 중 좀 더 시급하게 논의가 필요한 안건들은 협의 테이블을 빨리 만들어 보겠다”고 정리했다.

2부 사회를 맡은 장영엽 씨네21 편집장은 “어느 한 주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며, “오늘 다양한 입장을 가진 회사, 단체들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가 이 이야기를 심화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