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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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은행 신탁 영업 상반기 3,106억 원…1년 새 35.5% 급감

- 잇따른 펀드 사태, 규제 영향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의 신탁 영업 수익이 1년 새 3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촉발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 등으로 신탁업무 자체를 은행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제로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과 고객 모두 사실상 마땅한 수익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신탁은 고객 스스로 자신이 가진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등 재산을 운용하기 어려울 때 믿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이를 대신 맡기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탁을 통한 수수료 등 수익이 비(非)이자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신탁업을 확대해왔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들이 신탁 업무에서 올린 운용 수익은 총 3,1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815억 원) 대비 35.5%(1,709억 원) 줄어든 액수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신탁 업무 운용 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89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34억 원으로 40.3%(361억 원)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1,067억 원에서 671억 원으로, 신한은행은 1,201억 원에서 801억 원으로 각각 37.1%(396억 원)와 33.3%(400억 원)씩 줄었다. 국민은행의 신탁 업무 운용 수익도 1,652억 원에서 1,100억 원으로 33.4%(552억 원)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량의 원금 손실 사태가 벌어지자 금융당국의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 신탁의 핵심인 특정금전신탁에 대해 제재방안을 마련했다. 특금신탁의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증권신탁과 주가연계신탁 등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판매에 제한을 뒀다.

특금신탁은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 대상을 선택하는 신탁 상품으로,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맡기고 운용 방법을 지정하면 신탁사는 이를 그대로 따르게 되는 구조다.

신탁 상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제로금리가 본격화 되면서 커진 상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더 내린 0.75%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5월에도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투자심리가 요동쳤는데, 정확한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은행권 역시 신탁업 자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다”며 “DLF·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이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잇따른 규제에 관련 없는 펀드 상품들까지 판매가 어렵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옵티머스 펀드 사태만 보더라도 수탁은행 중 한 곳이 관리 감독 부실로 국감에서 지적되자 금융당국이 검사에 나서 제재할 것이라 예고했는데, 금융당국의 중징계까지 받아야 하는데 그런 리스크를 감당하고 신탁영업을 늘릴 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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