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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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신용대출 5%대 육박…“취약차주 대상 이자장사 한 셈”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최근 2개월여 간 타 은행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금융기관임을 표방하며, 중소·영세자영업자의 여신비율이 현저히 높은 수준이기에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출금리 산정 시 상대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행의 설립목적에 역행하는 행보란 지적이 거세다. 중소·영세자영업자에겐 대출지원 명목으로 과도한 이자를 수취하면서 상대적으로 대기업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편향된 행태를 보이고 있단 것이다.

21일 은행연합회의 중소기업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 6~8월 취급한 영세자영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91%로 집계됐다. 해당기간 동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3.22%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2.53%로 가장 낮았고 농협은행(3.29%), 국민은행(3.31%), 우리은행(3.43%), 신한은행(3.52%)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금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이 3.07~4.16%로 평균 대출금리가 3.73%였던 반면, 기업은행은 이보다 1%포인트 높은 4.73%로 나타났다.

◆ 중소기업엔 고금리 수취…대기업 대출 증가율 사상 최대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여신을 주로 취급하도록 설립된 정책 금융기관이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대기업 대출 증가율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설립목적과 맞지 않은 행태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기업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94.3%인 데 비해 중소기업 증가율 82.3%에 불과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된 사정과 정반대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66.3%로 대기업 증가율보다 약 10%포인트 더 높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각각 15%, 4.7%인 데 비해 중소기업 대출은 각각 77.8%, 39.4%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것 중 하나는 정책금융기관을 표방하면서도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단 점”이라며 “기업은행이 중소·영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중심의 여신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히고 있기에 ‘비 올때 우산 뺏는’ 형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기업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기업은행(2.14%포인트)”이라며 “반면 국민은행(1.72%포인트), 신한은행(1.65%포인트), 하나은행(1.57%포인트), 우리은행(1.51%포인트), 산업은행(1.11%포인트)의 예대금리차는 기업은행보다 낮았던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대출지원을 늘렸던 것은 정부의 정책상 큰 틀에서 발맞춘 행보일 뿐, 드러나는 수치를 보면 개별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차주들 대상으로 이자장사를 한 셈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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