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KBS뉴스화면 캡쳐

- 상반기 까지 지출한 재보험 비용 1조896억 원

- 보장성 중심 상품 구성 영향…공동재보험 상용화 시 부담 증가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부담한 재보험 비용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보험업계에는 부채를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을 적용 받는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 저축성 상품의 경우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를 부채로 계산하기 때문에 보장성 중심 상품 확대에 따른 재보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저축성 상품에 대한 이차역마진 현상이 심화돼 금리 위험을 전가하는 공동재보험 도입이 가시화 되면 각 사가 부담할 재보험 비용 부담은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역마진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의 재보험 비용 지출은 불가피 할 수 있단 것이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보험사의 보상책임을 분담해주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쓴 재보험 비용은 총 1조89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221억 원) 대비 6.6%(675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계산으로 보면 상반기까지 매월 1,816억 원 가량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생보업계의 재보험 비용은 2조901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이보다 증가 추세가 더 가파른 편이다.

생보사별로는 삼성생명의 재보험 비용이 조사 대상 기간 2,147억 원에서 2,452억 원으로 14.2%(305억 원) 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AIA생명이 984억 원에서 1,102억 원으로, 라이나생명이 928억 원에서 964억 원으로 각각 12.0%(118억 원)와 3.9%(36억 원)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또 한화생명이 850억 원에서 865억 원으로 1.7%(15억 원) 늘었으며, 오렌지라이프는 696억 원에서 2.8%(20억 원) 늘어난 716억 원, 교보생명은 628억 원에서 2.4%(15억 원) 증가한 643억 원을 기록해 500억원 이상의 재보험 비용을 지출했다.

재보험 비용이 늘고 있는 것은 각 사가 추진 중인 상품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로 팔았던 저축성 상품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중심으로 영업방식을 변경하면서 위험 분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 공동재보험 도입…“재보험 비용 지출 늘어날 수도”

또 이미 지난 2000년 초반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 상품의 부담을 재보험으로 전가시키 위한 공동재보험 도입이 결정되면서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상반기 기준 통계가 원보험사의 위험보험료 분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올해 들어 공동재보험 도입이 결정되면서 각 사가 부담할 재보험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단 진단이다.

보험료는 위험보험료와 저축보험료를 합한 순보험료와 신계약비 등을 위한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기존 재보험이 원보험사의 위험보험료만 재보험사에 출재했다면, 공동재보험은 위험보험료 외에 저축보험료 등 일부도 재보험사에 출재하고 보험위험 이외 금리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이전되기에 부담 증가는 불가피 할 수 있단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생명은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공동재보험을 통해 역마진을 헤지(Hedge·위험분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있으나 헤지 가능 여부를 떠나서 부가되는 비용이 과다해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가정한 위험보험료와 실제 지급된 보험금 사이의 차액인 사차익,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한 저축보험 환급금과 보험사 운용수익 사이의 이차익, 실제사업비와 예정사업비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차익이 보험사의 3대 수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은 이차익 부분에서 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손실을 보는 이차역마진 현상을 겪고 있는데, 자본확충 부담이 커 보장성 상품을 늘리고 있기에 기존 재보험 비용 부담도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금리가 높았을 당시 4~6%에 달하는 높은 예정이율 상품들을 판매했는데, 역마진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동재보험을 통한 위험분산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데 각 사가 부담할 재보험 비용이 감당할 수준일지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