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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소비자이슈]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시행령 '이대론 안돼'...'법 취지 왜곡' 재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07.23 1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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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타임스

[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환경부가 내달 12일까지 입법 예고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사회적참사 특조위와 피해자들은 23일 수정 항목 제시와 함께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20여년 전 카페트용 살균제 가습기살균제 용도 변경을 방조,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초래한 장본인격 환경부는 앞서도 피해구제법에 반해 피해 인정 심사기준을 오히려 강화하는 시행령으로 참사 해결을 막았다. 

이번 시행령 개정도 피해자 목소리는 단 한번도 듣지 않았음을 개정안 구석구석 방증하고 있다. 해당 예고안에 대해 피해자들은 "올해 초 가까스로 개정, 시행한 피해구제법조차 유명무실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지원소위원회(소위원장 황전원)이 지적, 시정 요구한 20개 항목은 실효성 있는 피해 인정 확대 등 명확히 개선된 내용이 없어 환경부가 피해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도 환경부는 피해자를 철저히 배제했다. 심지어 특조위 피해자 의견 수렴 권고조차 묵살했다. 시행령 확정 전 협의하자는 특조위 요청에 "성안되지 않았다"는 거짓으로 일관하기까지 했다. 가습기살균체 참사에 대해 일말의 책임 있는 정부 모습을 기대했던 피해자들은 심지어 환경부가 가해기업 편에 서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 결과 발표 때마다 환경부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심장을 멎게 하는 '환장부'"라고 불러왔다. 피해구제위원회는 "SK·애경 등 대기업 편드는 '가해기업구제위원회'", 가습기살균제 피해종합센터는 '피해자규제종합지원센터'라고 할 정도다. 

앞서 환경부는 2017년 8월 8일 문재인 대통령 사과와 함께 제정된 피해구제법을 시행령을 통해 무력화한 전력이 있다. 법률 취지를 왜곡 적용하면서다. 

당시 피해구제법은 환경성 질환 특성상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면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도록 규정, 피해 질환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지만 이를 막은 것은 바로 환경부 시행령이었다. 법 취지를 왜곡해 심사 기준을 상당한 개연성이 아닌 인과관계로 외려 강화하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피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도 법 취지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환경부 "피해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언임을 드러냈을 뿐이다. 개정 핵심 조항에서 실제 피해 구제 확대는 기대할 수 없고 기존 문제는 되풀이되고 있다.

일례로 장해등급, 건강피해등급만 해도 그렇다. 이번 예고안에서는 장해등급 지급 기준을 동작·노무능력 중심으로 판단하고 극심한 기침이나 피부병 등 생활장해 등은 제외하고 있다. 요양급여 피해등급 기준도 폐기능 중심에 국한한다. 특조위는 다양한 피해질환에 대한 등급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해당 폐기능 중심 기준은 피해자들이 등급 판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온 내용이다. 이들은 "폐기능 위주 기준은 PHMG에 국한, 전신질환으로 나타나는 CMIT는 제외된다. 폐기능 이외 질환이 더 많다.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개정 취지는 '신속하고 폭넓은 구제'가 핵심이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피해 관련 충분한 연구도 없고 이마저도 가능할지 모르는 게 참사 특성이다. 이같은 특징이 시행령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속하고 폭넓은 구제'에서 요건 심사 대상 확대와 심사 절차 공개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예고안은 신속구제를 위한 '요건심사'를 실시한다고는 했지만 요건심사 질환·기준은 환경부장관 고시로, 요건심사 대상 외 질환은 개별심사 진행 등으로 떠넘겨졌다. 요식 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개정안 개별심사 조항은 긴 심사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신속구제'와는 배치된다.

무엇보다 특조위는 요건심사 대상 질환 선정·심사 기준까지 시행령에 명시해야 실효성 있는 시행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피해구제 지연과 혼란 등 기존 문제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은 '과학적 근거'라는 추상적 기준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조위가 시정을 요구하며 제시한 요건심사 기준을 보면 가습기살균제 노출 여부와 함께 이후 질환 진단 사실, 질환 악화 사실 등 최소한의 요건 충족 여부만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건강피해인정 미판정자에 한해 개정법에 따라 심사' 규정도 개정 전 판정 받은 피해자를 제외하는 문제가 있다. 기존 건강피해 결정자도 추가 인정이나 인정 질환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원천 차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특조위는 "기존 인정, 미인정, 판정불가 포함 모든 지급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외 사망자에 대한 '특별유족조위금'으로 약 7000만원을 제시하고 있는데 해당 조항 근거도 부족하다. 특조위는 "해당 조위금 재원은 18개 가해기업으로부터 각출한 금액"이라며 "배상 아닌 정부 지원이라 금액을 높일 수 없다는 환경부 논리는 설득력 없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조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소송을 제기할 테고 승소하면 결국 기업으로부터 조위금 부족분을 지급 받게 된다"며 "피해자나 가해기업이나 소송제기에 따른 시간 등 여러 고통을 덜 수 있다"고 했다. 또 "정부 재원 아닌 기업으로부터 각출한 금액을 집행하면서 근거도 없이 상당히 부족한 금액을 책정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정부 장해급여와 비교하더라도 특별유족조위금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조위는 영리적불법행위 경우 일실손해 제외하고도 3억~6억원까지 위자료 배상 기준을 제시한 법원 배상 기준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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